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공식 임명된 지 하루 만인 지난 30일 사퇴했다 사진=뉴스1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공식 임명된 지 하루 만인 지난 30일 사퇴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노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가 비상대책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한 것을 두고 "반성하고 책임질 줄 아는 국민의힘은 '내로남불' 더불어민주당과는 다르다"고 자평했다.

31일 정광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 전 비대위원은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여러 차례 정중히 사과하며 반성한 데 이어 비대위원 사퇴로 책임을 졌다"며 이처럼 밝혔다.

정 대변인은 "특정 집단과 계층에 대한 숱한 비하 발언과 사회적 비난을 샀던 사안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대변인은 모든 발언을 사전에 검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한 비대위원장이 지명할 당시 민 전 위원의 문제 발언을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건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다매체 시대에는 이런 걸 다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최근 현실"이라며 "발언 하나하나를 (사전에) 다 검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 전 위원은 비대위원에 내정된 뒤 지난 10월 한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작년 11월 유튜브에서 일본의 조선 식민 지배에 대해 '우수한 제국 청년들이 해외 식민지를 개척했다'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언사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그는 비대위원으로 공식 임명된 지 하루 만인 전일 자진 사퇴했다.

정치권에선 민 전 위원의 사퇴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취임 때부터 내건 '즉각적인 반응과 변화' 기조가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서 합리적인 비판을 하시면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반응하고 바꾸자"고 주문한 데 이어, 이날 신년사에서도 "국민의 비판을 경청하며, 즉시 반응하고 바꿔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