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성수동 PF 만기연장 불발…내년 부동산 시장 '연쇄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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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28일 워크아웃 신청
3조5000억 PF 줄줄이 만기
3조5000억 PF 줄줄이 만기
그동안 ‘워크아웃’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해온 태영건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금융당국이 ‘옥석 가리기’ 기조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당장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태영건설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장 대주단은 43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사업장에서도 연쇄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내년 부동산시장 전체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수동 오피스2 개발 사업의 대주단인 KB증권(191억원), NH농협캐피탈(191억원), 키움저축은행(50억원)은 28일 만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에서 워크아웃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채권을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PF 만기 연장 불발은 ‘워크아웃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태영건설이 당장은 보유 현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지만 줄줄이 만기가 예정된 사업장의 대주단이 비슷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도래하는 태영건설의 PF 보증 규모는 4361억원이다. 이어 2분기 1760억원, 3분기 1861억원 등이다. 지난달 말 기준 태영건설의 PF 보증 잔액은 3조5000억원(별도기준)으로 자기자본의 373.6%에 달한다.
태영건설 위기설이 불거진 것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부동산과 금융시장 파급효과를 고려해 당국에서 금융권에 만기 연장을 독려하고, 태영그룹도 알짜자산 매각에 적극 나서면서 만기 연장을 통해 버텨왔다.
지난 4일에는 고령의 창업주인 윤세영 명예회장(90)까지 경영일선 복귀를 선언하며 시장 우려에 적극 대응했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두 개 사업장의 만기를 연장해준다고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28일께 워크아웃 신청에 나설 것으로 금융당국과 얘기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자체 사업(상반기 기준 매출의 27%) 자금을 PF를 통해 조달한 게 화근이 됐다는 분석이다. 도급공사, 해외공사 등으로 매출을 다양화하지 않은 데다 이른바 ‘시행 리스크’까지 더해져 자금난을 부채질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태영건설이 수주한 계약 23건 가운데 9월 말 현재 미착공 상태에 있는 건은 14건이다. 통상 수주와 착공 간 시차가 있긴 하지만, 2년간 수주계약의 절반 이상이 미착공 상태라 이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미착공 계약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에 몰려 있다.
이유정/강현우/류병화 기자 yjlee@hankyung.com
27일 투자은행(IB)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수동 오피스2 개발 사업의 대주단인 KB증권(191억원), NH농협캐피탈(191억원), 키움저축은행(50억원)은 28일 만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에서 워크아웃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채권을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PF 만기 연장 불발은 ‘워크아웃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태영건설이 당장은 보유 현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지만 줄줄이 만기가 예정된 사업장의 대주단이 비슷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도래하는 태영건설의 PF 보증 규모는 4361억원이다. 이어 2분기 1760억원, 3분기 1861억원 등이다. 지난달 말 기준 태영건설의 PF 보증 잔액은 3조5000억원(별도기준)으로 자기자본의 373.6%에 달한다.
태영건설 위기설이 불거진 것은 1년이 넘었다. 하지만 부동산과 금융시장 파급효과를 고려해 당국에서 금융권에 만기 연장을 독려하고, 태영그룹도 알짜자산 매각에 적극 나서면서 만기 연장을 통해 버텨왔다.
지난 4일에는 고령의 창업주인 윤세영 명예회장(90)까지 경영일선 복귀를 선언하며 시장 우려에 적극 대응했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두 개 사업장의 만기를 연장해준다고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28일께 워크아웃 신청에 나설 것으로 금융당국과 얘기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자체 사업(상반기 기준 매출의 27%) 자금을 PF를 통해 조달한 게 화근이 됐다는 분석이다. 도급공사, 해외공사 등으로 매출을 다양화하지 않은 데다 이른바 ‘시행 리스크’까지 더해져 자금난을 부채질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태영건설이 수주한 계약 23건 가운데 9월 말 현재 미착공 상태에 있는 건은 14건이다. 통상 수주와 착공 간 시차가 있긴 하지만, 2년간 수주계약의 절반 이상이 미착공 상태라 이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미착공 계약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분양 리스크가 큰 지방에 몰려 있다.
이유정/강현우/류병화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