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부동산업계에서도 시장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경우 대출 부담 감소와 거래 증가 속에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금리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일부 사업성이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도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불확실성 해소…"내년 오피스텔·상가 관심 커질 듯"
14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Fed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을 계기로 이르면 내년 중반기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FOMC는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하면서 내년 인하 가능성도 언급했다. 내년 기준금리 전망은 지난 9월 연 5.1%에서 4.6%로 낮췄다. 금융업계에선 한국은행 역시 내년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침체한 국내 부동산 분위기를 바꿀 재료로 ‘금리 인하’를 꼽고 있다. 미국발 금리 동결과 내년 인하 가능성이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금리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 월세를 받는 오피스텔과 상가 시장이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피스텔은 서울에서조차 미분양이 속출해 정부에 규제 완화 등을 건의하고 있다.

금리 리스크 해소는 분양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계에선 조금만 버티면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인허가 후 분양하지 못한 물량은 내년 금리가 내리면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공급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금리 리스크가 줄어든 가운데 부실 PF 사업장 정리가 빨라질수록 시장 반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국내 소비 위축이나 경제성장률 하락 등은 변수”라고 지적했다.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으로 매수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다만 매수 시점을 특정하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고 조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은 “금리 인하 시점 못지않게 인하 폭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이후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