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번주 사우디·UAE 순방 뒤 이란 대통령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모스크바에서 맞이하는 등 중동 국가들과 관계 다지기에 나선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7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 의제는 논의 중이라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다면서 경제 등 양자 문제와 가자지구 사태를 포함한 국제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란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서방을 비판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했다.

지난 10월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란을 방문, 다른 국가 외무장관들과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관해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방인 이란의 대통령과 회동할 뿐 아니라 이에 앞서 6일 친미 진영인 사우디와 UAE를 잇달아 실무 방문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사우디, UAE에서 에너지 협력은 물론 양자 관계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국제 정세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질문에는 "영향이 때때로 지연될 수는 있지만,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사우디, UAE는 모두 OPEC+에 참여하는 산유국이다.

OPEC+는 지난주 내년 1분기까지 하루 총 220만배럴의 감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중동 국가들과 관계 강화에 나서는 것을 두고 서방의 러시아 고립 시도를 무색하게 만들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 주목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함으로써 서방 영향력의 한계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