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이상 연체…재정 악화로 디폴트 가능성 거론
부동산 개발업체발 디폴트, 금융업계로 확산 조짐

중국 유명 금융그룹인 완샹신탁이 판매해 만기가 도래한 신탁 상품이 환매되지 않고 있다고 증권시보 등 현지 매체가 2일 보도했다.

中완샹신탁, 1천800억원대 만기도래 신탁상품 환매 연체
완샹신탁의 '건강교육 2호'와 '건강교육 4호' 신탁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으나 3개월이 넘도록 환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 신탁상품은 구이저우성에 병원 건립 자금 확보를 위해 판매된 것으로, 총판매액이 10억 위안(약 1천820억원)에 달한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투자자들은 "완샹신탁이 애초 약속했던 것과 달리 말을 바꿔 만기를 3∼5년 연장하려고 한다"며 "투자 원금을 되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완상신탁이 제때 환매하지 못하는 신탁상품이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갈수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신탁상품의 환매 연체는 완샹신탁의 실적 악화에 따른 자금난 때문으로 보인다.

완샹신탁의 작년 매출은 8억6천700만 위안(약 1천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7% 감소했고, 순이익은 3억2천700만 위안(약 596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53.3% 줄었다.

또 불량 고정자산율은 2020년 13.37%에 그쳤던 것이 2021년 42.9%, 작년에는 51.67%로 큰 폭 상승했다.

금융업계는 신탁회사의 불량 고정자산율이 높아지면 재정 건전성이 훼손돼 고객에게 판매한 신탁상품을 제때 환매하지 못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개발업체들이 잇달아 디폴트에 직면한 데 이어 최근에는 그 여파가 개발업체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금융업계로 확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그림자 금융'의 대명사인 중즈그룹은 지난달 22일 "심각한 초과 재무 상태로 인해 중대한 경영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발표했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업이나 금융 상품을 일컫는다.

중즈그룹은 "장부상 총자산이 2천억 위안(약 36조4천억원)인 데 반해 부채 원리금 규모는 4천200억∼4천600억위안(약 76조4천억∼83조7천억원)으로, 자산 총액을 넘어선 초과 채무가 2천200억∼2천600억위안(약 40조400억∼47조3천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시 공안 당국은 중즈그룹 발표 직후 수사에 착수, 그룹 관계자 여러 명을 형사 강제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또 마창수이와 마훙잉 등 이 그룹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인물 두 명이 최근 연락이 끊겨 공안 수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