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최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잠수함용 신형 소자장비 설계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소자(消磁)장비란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자기(磁氣)를 줄여 적에게 탐지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장비다.이번 용역계약을 통해 한화오션이 개발할 설계기술은 소자코일·제어기, 전원공급기, 자기센서 설계기술 등이다. 한화오션은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첨단 스텔스 기능을 강화, 세계에서 가장 은밀한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다. 자기를 응용한 다양한 무기가 활용되는 현대전에서 잠수함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기술이다. 이 연구는 2028년 5월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시제를 제작해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지난 10월에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시작품 사업인 ‘무인 잠수정용 에너지원 시스템’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다목적 모듈형 무인 잠수정에 적용될 수소 연료전지 체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한화오션은 한국에서 잠수함 전 선종을 건조한 유일한 업체로, 1987년 해군으로부터 1200톤급 잠수함 1번함 '장보고함'을 최초로 수주한 이래 장보고-Ⅰ 9척과 장보고-Ⅱ 3척, 3000톤급 장보고-Ⅲ 신형잠수함 4척 등을 제작했다.한화오션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에 이어 8번째로 자체 기술력으로 3000톤급 이상의 중형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에 국내 업계 최초로 6척의 잠수함을 수출한 바 있다.한화오션은 초격차 방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해양 방산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국가의 전략적인 이익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한화오션은 1630억원 규모의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공시했다. 계약 상대는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다.계약금액은 1630억원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3.4%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6년 9월 30일까지다.한화오션은 선박 및 수상 부유 구조물 건조업 전문 업체다. 지난 14일에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6562억원 규모의 초대형 LPG·암모니아 운반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한국 조선사들의 선박 인도 시기가 5년 뒤인 2028년까지 늦춰졌다. 지금까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 조선사들의 일감이 4년치를 훌쩍 넘겼다는 의미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등은 해외에 조선소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수주량 4년치 넘어서기 시작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두 척을 6981억원에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선박은 울산조선소에서 만들어져 2028년 2월 선사에 인도될 예정이다.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도크가 이미 가득 찬 상황이어서 이를 감안해 인도 날짜를 늦춰 수주한 것”이라며 “선사도 선박 수요를 장기적으로 고려해 미리 주문했고, 인도 시기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삼성중공업도 지난 6월 북미 선주로부터 6592억원에 LNG 운반선 두 척을 수주하면서 선박 인도 시기를 2028년 2월로 정해 계약했다. 선박 건조는 6월부터 시작한 상태로, 주문 후 4년8개월 뒤에야 선박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이미 수주한 선박이라도 건조 기간 단축이 가능하면 조기에 선박을 인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7월 수주한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세 척의 인도 시기를 2026년 12월 말에서 그해 8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8월 수주한 VLGC 두 척도 인도 시기를 2027년 7월에서 2026년 10월로 변경했다. 향후 다른 선박을 수주하기 위해 빨리 건조할 수 있는 선박은 서둘러 건조해 인도하겠다는 의도다.해외 건조 검토 시작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서만 총 151척, 213억9000만달러(약 27조935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만달러)를 35.9% 초과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 조선 자회사들의 수주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82조214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29조7673억원), 한화오션(25조8331억원) 등도 수주 잔액이 20조원을 훌쩍 넘겼다.한국 조선사들은 이에 따라 더 적극적인 선별 수주에 나서는 한편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미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강도를 더 높여 선가와 원가를 비교해 수익성 높은 발주에만 응찰한다는 계획이다. 복합연료 추진선이나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특히 한화오션은 북미 조선소 인수를 위해 16일 미국 현지법인(미국 홀딩컴퍼니)을 설립하고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한화오션은 이달 1조49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4200억원을 들여 해외 방위산업 분야 생산 거점과 지분을 확보한다고 밝힌 바 있다.HD한국조선해양도 해외 조선소 인수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선박용 엔진 공장을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