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안 사요"…호가 1억∼2억씩 '뚝뚝'
최근 수도권 아파트 상승 거래가 감소하고, 하락 거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99㎡는 이달 9일 26층이 24억1천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24일 동일층이 25억9천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8천만원 낮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16차 전용면적 59.39㎡는 이달 13일 4억원에 계약됐다. 올해 9월 초 6층이 5억2천500만원에 팔린 것보다 1억원 이상 떨어졌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동산R114와 함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8∼9월 대비 10∼11월 매매가가 상승한 거래의 비중은 50.8%로 조사됐다. 6∼7월 대비 8∼9월의 수도권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이 64.7%였던 것에 비해 13.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락 거래는 8∼9월 30.2%에서 10∼11월에는 43.2%로 13%포인트 증가했다. 보합거래는 5.2%에서 6.0%로 늘었다.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급감한 서울은 8∼9월의 경우 71.5%가 상승거래였으나 10∼11월은 58.0%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하락거래는 23.7%에서 38.2%로 증가했다. 서초구(75.0%)와 구로구(75.0%), 마포구(66.7%), 서대문구(63.6%), 성동구(62.5%), 강서구(58.3%) 등지는 비교 대상의 절반 이상이 하락거래였다.

경기도는 8∼9월 상승거래가 64.0%에서 10∼11월에는 50.0%로 감소한 반면, 하락거래는 30.8%에서 43.5%로 증가했다. 인천은 상승거래가 59.95%에서 49.0%로 줄었고, 하락거래는 34.8%에서 45.3%로 늘었다.

이런 현상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집값 고점인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9월 말부터 특례보금자리 일반형(6억∼9억원) 대출을 중단한 것이 거래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KB국민은행 통계에서는 최근 2주 연속해서 서울 아파트값이 0.01% 하락했고,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롯해 구별로 하락 지역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세 위축으로 집값이 한동안 약보합 내지 조정기를 거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연합뉴스에 "고금리 기조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1월 말에는 거래량을 지탱하던 6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도 중단됨에 따라 한동안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며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진 않더라도 올해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거래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