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재배치' 따른 국힘 내홍 지속…불발되면 사상 초유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힘 대표단 교체에 따른 상임위원회 위원 재배치(사보임) 마찰이 이어진 탓인데 최종 불발될 경우 도의회 역사상 처음이 된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 도청 행정사무감사 무산 위기
19일 도의회에 따르면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상임위별로 10~23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데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행정사무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이 부결되며 행정사무감사 기간이 3분의 2를 지났지만, 아직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계획서는 국민의힘 대표단 교체 여파로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겨 온 국민의힘 소속 의원 2명을 배제한 채 감사위원회를 편성하는 내용으로, 국민의힘 전 대표단 수석대변인이었던 지미연 기획재정위원장의 주도로 상임위에서 통과됐다.

해당 의원 2명은 새 대표단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임위 소속 의원의 감사위원 배제는 전례가 없는 데다 해당 의원들이 상임위 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며 본회의에서 반대·기권표가 많이 나왔다.

안건 부결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지 위원장은 재배치된 2명 가운데 1명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재배치된 2명 모두 기획재정위원회를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열리려면 새로운 계획서 채택 건이 기획재정위원회와 본회의에서 의결돼야 하는데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행정사무감사 증인(경기도 실·국장 등)은 감사 실시 3일 전에 출석을 통보해야 하는데 감사 기한(23일)은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개정 회의규칙에 따라 지 위원장 대신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부위원장이 기획재정위원회 회의를 열 수 있지만 이 경우 '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해 위원회가 활동하기 어려울 때'라는 조건이 붙어 민주당 부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기도 애매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있는데 특위 구성 절차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의회 관계자는 "행정사무감사 조례 조항을 적용하면 원칙적으로 기획재정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는 실시하기 어렵게 됐다"며 "20일 본회의에서 안건이 통과되고 출석 증인들에게 양해를 구하더라도 남은 기일을 감안하면 형식적 감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부서는 기획조정실·감사관·균형발전기획실·평화협력국·경기연구원 등 5곳으로, 통상 1개 부서당 하루 이상씩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