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유가 급락은 국내 경기 호재…원화 강세 요인"
하이투자증권은 17일 유가 급락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기대감을 강화해 원화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예상 밖의 유가 급락세가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금융시장이 기대했던 디스인플레이션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3.76달러(4.90%) 급락한 배럴당 72.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고점인 9월 27일 93.68달러에 비해선 21달러 떨어진 상태다.

유가 급락의 배경으로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경기 둔화에 따른 유류 수요 감소 전망을 들면서 "중국 경기가 강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강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경기의 둔화 시그널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유가 급락은 국내 경기 호재…원화 강세 요인"
박·류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로 유가 급락을 지적할 수 있다"며 "국내 경기가 상대적으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에 취약점을 노출해 왔음을 고려하면 역으로 유가 급락은 국내 경기 사이클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무역수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1~10월까지 국내 원유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상황이지만 최근 유가 급락은 원유 수입액의 추가 감소, 즉 무역수지 개선 효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가 급락을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 강화와 함께 원화 강세를 촉발할 수 있는 변수"로 봤다.

다만 원화 강세 폭에 대해선 "엔/달러 환율이 150엔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엔 환율이 850원대로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원화 가치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