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건수가 2년11개월 만에 최대로 늘어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신규 경매 물건이 증가하면서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경매, 35개월來 최다
7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는 262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1046건이 낙찰돼 전국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전달보다 4.9%포인트 높은 39.8%를 나타냈다. 강원과 전북 지역의 법인 소유 아파트 수십 채가 저가에 낙찰된 영향으로 낙찰률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4.1%로, 전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평균 응찰자 수는 6.3명으로 전달보다 2.0명 줄었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경매는 238건으로, 2016년 5월(291건) 후 7년5개월 만에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낙찰률은 26.5%로 전달 대비 5.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28.3%) 이후 4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 낙찰가율은 86.7%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전달보다 0.7명 줄어든 5.8명이었다.

경기 아파트 경매 건수도 592건으로 집계돼 2015년 6월(652건) 후 가장 많았다. 낙찰률은 39.5%로 전달보다 3.9%포인트 내렸다. 낙찰가율은 전달보다 0.4%포인트 오른 85.2%, 평균 응찰자 수는 2.8명 감소한 8.4명이었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구(81.0%→86.1%)만 아파트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4월(91.9%) 후 1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대전은 낙찰가율이 84.6%로 전월(88.3%)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여파로 임의경매(담보권 실행 경매)가 증가하면서 신규 아파트 경매 건수가 늘었다”며 “선호도가 낮은 단지가 거듭 유찰된 것도 경매 물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