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 자율비행 코딩 교육 받았죠 > 지난 17일 경기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한경-KT 디지털새싹캠프’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드론 자율비행 코딩 교육을 받으며 드론을 날려보고 있다.   /최혁 기자
< 드론 자율비행 코딩 교육 받았죠 > 지난 17일 경기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한경-KT 디지털새싹캠프’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드론 자율비행 코딩 교육을 받으며 드론을 날려보고 있다. /최혁 기자
“아이 하이, 플리즈(Eye high, please).”

지난 17일 오후 1시 경기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2층 강의실. 드론 교구를 눈높이까지 띄워보라는 강사의 말에 10명의 아이가 긴장하며 드론 조종 레버를 움직였다. 드론 자율비행 코딩을 배우기 전에 일단 드론 체험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여느 코딩 교육장과 다를 바 없었지만, 특이한 점은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옆 교실에선 어른 손 크기의 자율주행자동차 모형을 움직여보는 코딩 교육이 러시아어로 진행됐다.

교육부 위탁으로 한국경제신문과 KT가 진행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디지털 새싹 캠프’(디싹캠프)가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AI·코딩 교육을 시작했다. 다문화가정이란 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이거나 외국에서 살다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가정을 뜻한다. 이날 교실에는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 중국, 인도 국적의 아동 20명이 참여했다. 다문화가정 아동은 취약계층에 속한 경우가 많아 디지털 생활 및 교육에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경과 KT는 이런 아동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경기교육청에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디싹캠프 개설을 요청했다. 마침 이날 안산교육지원청에서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한국어를 중심으로 수학·과학 등 교육을 제공하는 ‘이음 한국어 교실’ 입학식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에 한경·KT의 디싹캠프가 협업파트너로 나선 것이다.

김태훈 안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안산시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는 물론 최근엔 러시아어 권역에서 온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다”며 “한경·KT의 디싹캠프가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르키스스탄에서 두 달 전 한국으로 이주 온 학생 에밀 두라로프(11)는 “오후가 되면 좀 졸릴 수 있는데 디싹캠프 수업이 있어 너무 재밌다”며 엄지를 들어보였다. 러시아어 강의를 맡은 민지현 강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이렇게 한데 모아 8차 시까지 교육할 기회를 준 한경이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은 다문화가정 디싹캠프를 의정부 등지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경과 KT는 이를 위해 영어·일본어·중국어·러시아어 등으로 강의가 가능한 강사를 확보해놓고 있다.

한경 디싹캠프는 다문화가정 외에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14일엔 이천시 특수학교인 다원학교에서 지난 여름방학에 이어 코딩 심화 과정을 개설했다. 김영교 다원학교 교사는 “코딩 교육은 장애 학생에겐 먼 얘기인 줄 알았는데, 한경 측이 먼저 제안하고 교육해줘 학부모들이 감동받고 있다”며 “이번 가을학기 캠프는 난도가 더 높아졌는데도 아이들이 훨씬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 디지털 새싹 캠프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과학창의재단, 한경 등이 미래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힘을 합쳤다. 소프트웨어 기초 원리부터 생활 속 인공지능(AI) 체험, 코딩 교육 등을 총 8회 시행한다. 캠프 운영기관인 한경과 KT는 지난 여름방학 때 모두 80여 개 캠프를 열어 1700명의 학생을 교육했다. 신청은 디지털새싹캠프에서 할 수 있다.

장규호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