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상담 업무 응답 성공률을 살펴보니 인공지능(AI)이 58.7%, 상담사는 46.5%로 나타났습니다. 까다로운 전화까지 곧장 걸어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까다로운 상담콜도 '척척'…사람보다 응답률 높은 AI
유태준 마음AI 대표는 18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경·삼정KPMG 디지털금융 포럼 2023’ 주제발표에서 AI와 금융업을 접목한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현대해상에서 AI에 완전판매모니터링 업무를 배정한 결과 사람 상담사보다 응답을 받아낸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이 업무가 직원에게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른 생명보험사에선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 보험계약이 실효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AI에 맡겼더니, 보험료 납부율이 31.4%로 콜센터 상담사보다 세 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AI는 고객서비스(CS)에서 가장 활용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 대표는 “수년 전부터 챗봇 서비스를 통해 반복적인 수작업을 최대한 간소화했고, 신제품 홍보와 이벤트 안내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AI 서비스는 전문적인 콜센터 수준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음AI가 신한은행에 ‘인공인간 은행원’을 공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은행 지점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AI 은행원이 창구 직원 대신 계좌 개설, 카드 발급 등 업무를 도와주도록 했다.

AI는 상담콜,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상담사를 지원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고객과 상담사의 대화가 끝난 뒤 AI가 그 내용을 회사의 기본 형식에 맞게 정리하는 식이다. 유 대표는 “상담원의 평균적인 업무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AI는 보이스피싱 탐지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인출 혹은 이체를 위한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이용자가 통화하고 있다면 서비스를 중단하는 식이다. 유 대표는 “특정 업무에 도움을 주는 ‘좁은 인공지능’에서 복합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너른 인공지능’으로 발전하면 금융업에서 활용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