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전 '수비 하이라이트' 찍은 김민재 "골 아니어도 무실점"
클린스만호와 튀니지의 친선 경기에서는 4골을 폭발한 공격진뿐 아니라 후방에서 뛴 선수 한 명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바로 한국 축구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다.

정승현(울산)과 호흡을 맞춰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웅크리는 와중에도 한 번씩 튀니지가 보여준 날카로운 역습을 제압했다.

손흥민(토트넘)이 결장하면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민재는 특유의 '전진하는 수비'를 자주 보여주며 상대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전반 22분 하프라인까지 올라와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을 빼앗은 후 김민재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전진 패스를 공급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6분 후에는 측면에서 스프린트를 시도하는 유시프 마사키니를 속도 경쟁에서 압도하며 경합 끝에 또 공을 가로챘다.

전반 40분에는 한니바알 마즈바리가 하프라인 아래부터 속도를 붙여 매서운 역습을 이끌 때도 김민재가 출동했다.

자신의 속도를 그대로 따라온 김민재한테 마즈바리가 차츰 측면으로 밀렸고, 결국 공이 터치 라인 밖으로 흐르면서 역습이 무산됐다.

튀니지전 '수비 하이라이트' 찍은 김민재 "골 아니어도 무실점"
전반전 수비 장면만 따로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편집한 듯한 활약을 보여준 김민재는 후반에는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득점을 유도해냈다.

후반 21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헤딩이 튀니지 수비수 야신 마르야의 몸에 맞고 들어가 3-0이 됐다.

김민재의 득점이 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최종 판정은 자책골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터진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골까지 더해 4-0으로 경기를 마친 김민재는 공동취재구역에서 '골보다는 무실점'이라는 신조를 드러냈다.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난 김민재는 "골이 아니라도 무실점이니 좋다"고 웃었다.

손흥민을 대신해 완장을 찬 김민재는 "감독님께서 정해주셨다.

임시 주장이라 특별한 부담은 없었다"며 "수비는 선수들끼리 이야기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더 나아져야 한다고 지적하셔서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의 리더십을 콕 집어 칭찬했다.

튀니지전 '수비 하이라이트' 찍은 김민재 "골 아니어도 무실점"
클린스만 감독은 "그(김민재)는 운동장 안팎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준비된 리더다.

운동에 임하는 자세나 몸 관리 방법 등을 보면서 후배 선수들이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소속팀에서 프라이부르크(독일)전을 치른 김민재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고 10월 A매치 대비 훈련차 귀국했다.

곧장 클린스만호에 합류한 김민재는 휴식도 없이 10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김민재는 "모든 선수가 힘들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선수, K리그도 뛴 선수까지 모든 선수가 잘해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