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례·데이터 기반한 마케팅 수업…정확한 판단력 갖춘 '데이터 해석가' 키워
윤태중 KAIST 경영공학부 교수의 ‘마케팅조사분석론’ 수업은 경영학석사(MBA) 학생들에게 데이터에 바탕을 둔 마케팅을 가르친다. 인문, 사회, 이학, 공학, 예술 등 다양한 학부와 직장생활 경험을 한 학생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이터 인터프리터(해석가)’로서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이 수업의 목표다.

다양한 사례·데이터로 마케팅 섭렵

수강생들은 마케팅조사분석론에서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익힐 수 있다. 이 수업은 인과추론에 기반한 데이터 해석, 고객의 생애주기에 기반한 고객가치 산정, 고객 타기팅, 고객별 개인화 추천, 고객 이탈 방지 전략, A/B 테스트(웹 서비스 대조 실험)를 통한 의사결정 등을 주제로 다룬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해석가를 양성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전자상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시대다. 특히 SNS, 위치 정보, 모바일 행동 등 수많은 고객 데이터가 수집된다.

기업은 단순히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분석 방법이 논리적인지 확인하고 분석 결과의 의미가 무엇인지 판단할 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한다. 기업은 통계나 인공지능(AI) 등을 전공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고용하고 분석된 결과를 마케팅에 적용하는 중간관리자와 마케터들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판단능력 없이는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KAIST는 정확한 데이터 해석 능력과 의사 결정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한 학기 동안 실무에서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 방법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수강생들은 수업에서 개인별·조별로 고객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는 과제를 해야 한다. 윤 교수는 날카로운 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확실히 체화하고 데이터 인터프리터로서의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학·의학·경영학 바탕의 폭 넓은 강의

수강생들은 이 수업에서 다양한 통계적 방법론과 머신러닝(기계학습) 방법을 배우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 코딩까지 직접 한다. 난도가 높은 주제인 만큼 비전공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윤 교수는 비교적 쉬운 예시와 강의 자료를 제공해 학생들에게 개념을 먼저 이해시킨 뒤 프로그램 코딩에 친숙해지도록 독려하고 있다.

마케팅조사분석론은 열정적인 교수로부터 실무 지식을 비롯한 과학적 마케팅 방법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KAIST 안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 교수는 올해 KAIST 개교 52주년 우수강의대상을 수상했다.

윤 교수는 문·이과를 두루 거친 독특한 이력을 살려 학생들을 지도한다. 그는 서울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사가 됐다. 그 후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 교수는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경영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KAIST에선 2020년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전문 분야인 헬스케어산업과 관련한 마케팅,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등을 연구하고 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