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문의

"안녕하세요, 저는 강남구 청담동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이일규(가명)라고 합니다.

약 7개월 전 제가 소유한 건물을 매각하기 위해 몇 군데 부동산업체에 의뢰를 해놨습니다.
부동산 중개인분들 대부분은 최근 대출금리도 높아지고, 매수자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단기간에는 거래가 쉽지 않아 보이니 좀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그런 와중에 만나게 된 부동산 중개인이 있었는데, 이분은 이른 시일 내에 매각해 줄 테니 대신 ‘전속 중개계약’을 체결해달라고 했습니다.
굳이 전속계약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대부분 단기간 매각은 어렵겠다고들 하신 터라 3개월가량이면 맡겨 놔도 괜찮겠다 싶어서 이분이 제시하신 전속 중개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약정한 3개월이 다 지나도록 매수자를 단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고, 이렇다 할 연락도 받지 못한 가운데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난 후, 새롭게 알게 된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잔금까지 잘 마무리했습니다.
제가 원했던 금액으로 매각한 터라 모든 게 다 잘됐구나! 안심하고 있었는데, 잔금 치른 지 두 달쯤 지나서 집으로 ‘고소장’이 왔습니다.
당황한 가운데 고소장을 열어 봤더니 전속계약을 체결했던 부동산 중개인이 변호사를 통해 보낸 '위약금 청구의 소'라는 문구가 보였습니다. 청구 금액 3억원을 배상하라는 위약금 소송이더군요.

지금 너무 어이가 없고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황 분석

느닷없는 고소장으로 인해 의뢰인께서 많이 놀라셨을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조급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일을 처리하기보다 침착하게 그동안의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전속 중개계약>이라는 의미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실 수 있지만, 이는 ‘매도 의뢰인’이 부동산 중개인을 특정하여, 한 곳에만 매물 접수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작성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작성하기보다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대응 전략

첫 번째, 의뢰인께서 전속 중개계약에 사인하셨을 당시 계약기간을 3개월로 인지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전속계약서의 ‘조건과 기한‘을 확인했는지 파악해 봐야 합니다.

간혹, 수많은 건물주께서 본인들이 생각하는 조건과 기한이 계약서와 표시된 것과는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심코 의뢰인께서 부동산 중개인에게만 의지한 채 계약기간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사인을 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 만일 전속계약서를 확인해 본 결과 3개월이 아닌 ‘자동 연장’ 또는 6개월, 12개월로 표시가 되어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의뢰인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즉, 전속 중개 계약이란 말 그대로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서이기 때문에, 계약서의 내용은 의뢰인과 부동산 중개인에 대한 구속력을 갖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의뢰인께서는 전속 계약서의 표시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에 대한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세 번째, 전속 계약체결을 진행한 부동산 중개인이 약정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손님을 데려오지 않고, 별다른 마케팅도 하지 않은 채 계약의 구속력만 주장한다면, 의뢰인께서는 부동산 중개인의 귀책 사유를 찾아야 합니다. 즉, 전속 중개계약을 체결한 지 7일 이내에 [부동산거래정보망]이나 일간신문에 정확히 정보를 공개하였는지? 이후, 최소 2주일에 한 번씩 의뢰인께 전속 중개 매물의 진행 상황에 대해 문서로 보고받았는지? 아니면, 그와는 반대로 의뢰인께서 전속 중개매물을 ‘비공개’로 매각요청을 했는데, 이를 묵살하고 임의로 공개했는지 등을 파악해 봐야 합니다.

의뢰인께서는 이렇게 정확한 귀책 사유를 찾아야 ‘위약금’ 청구의 소송에서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 landvalueu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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