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에…경제단체·기업도 소비 촉진 동참

HD현대, 우럭·전복 100t 추가 소비키로…수산물 소비 챌린지 동참도
30일 급식업체 간담회서 수산물 확대방안 논의…유통업계, 판촉 캠페인

재계팀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수산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소비 위축이 우려되자 경제단체를 비롯한 재계도 수산물 소비 촉진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조만간 각 지역 상의를 대상으로 "회원사에 급식과 선물 등에 국내 수산물 소비를 확대하도록 촉구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지 향상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 운영 중인 '중소기업복지플랫폼'에 수산물 업체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회원사를 상대로 국내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독려하는 안내문을 올렸다.

무역협회는 판매가 줄어 산지에 재고가 쌓일 수 있는 수산물을 정기적으로 단체 급식 재료로 쓰고, 기업들이 추석 명절 선물로 우리 수산물을 적극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 ▲ 기업 단체급식에 국산 수산물 공급 확대 ▲ 가을 여행철 국내 어촌 관광지 방문 장려 ▲ 기념품·명절에 수산물 사용 확대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해운협회는 온누리상품권 3천만원어치를 구매해 수산물 메뉴의 단체 회식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HD현대는 17개 그룹 계열사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를 비롯해 전국 사업장 내 사내식당 86곳에 국내산 수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늘려 어민과 수산업자들을 돕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 22일 수협중앙회, 현대그린푸드와 협약을 맺어 우럭, 전복을 공급받는 것은 물론, 조리법을 제공받아 우럭탕수, 우럭 파피요트 등 메뉴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추가 소비되는 우럭·전복의 양은 100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지난달 출하한 우럭·전복 양의 약 6%에 해당한다는 게 HD현대의 설명이다.

다른 기업들도 수산물 소비 촉진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니까 다 같이 도와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구내식당에 수산물을 활용한 식단을 늘리거나 명절 선물 등에 수산물 소비를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에도 함께 하고 있다.

HD현대 권오갑 회장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으로부터 지목받아 '수산물 소비 및 어촌·바다 휴가 활성화 챌린지'에 두 번째 주자로 참여했으며, 지난 10일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에 이어 이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달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해수부의 공동 제안으로 시작됐다.

HMM, 고려해운, 팬오션 등 국내 주요 해운선사 회장들은 지난 21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산물 소비 활성화 캠페인을 열었다.

유통업계도 수산물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 3사는 해수부와 함께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오염수가 처음 방류된 지난 24일부터 제철 햇꽃게, 생 제주은갈치, 생고등어, 생우럭, 손질 바지락 등을 최대 50% 할인판매하고 있다.

행사는 일단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정부와 협의를 거쳐 행사 기간을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도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한 달간 '추석맞이 수산물 할인 대전'을 한다.

행사 첫 주인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는 명태,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을 최대 50% 싸게 판다.

롯데마트 역시 수산대전을 통해 꽃게 등을 최대 20% 할인 판매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와 해수부, 수협중앙회는 오는 30일 급식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기업 단체급식 등의 수산물 활용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이와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 급식의 수산물 확대 등의 방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무원도 아니고 일반 기업의 급식에까지 정부가 수산물 소비를 늘려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 아니냐"며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장하나 차대운 전성훈 이승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