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냉난방 공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를 덜 배출하는 냉난방 공조 시스템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기름과 가스를 사용하던 기존의 난방 시스템을 전기로 돌릴 수 있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친환경 냉난방 공조시스템 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은 공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조란 냉난방뿐 아니라 환기, 제습, 청정까지 포함해 공기 질 전반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친환경 난방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나서 공조를 주요 미래 사업 중 하나로 꼽았다. 조 사장은 지난달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의 대규모 사업구조(포트폴리오) 변화를 선언했는데, 그 핵심축 중 하나로 공조 사업을 포함한 기업 간 거래(B2B)를 지목했다. 전 세계 공조 시장의 37%를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현지 연구개발(R&D), 생산 인프라, 영업 조직을 모두 강화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정용·상업용 에어컨에서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버터 기술은 모터와 컴프레서의 운동 속도를 바꿔 상황에 따라 꼭 필요한 만큼만 제품을 작동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주력 제품은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써마브이’다. 이 제품은 열교환기를 활용해 외부 공기를 압축해 냉방과 동일한 원리로 난방을 한다. 화석연료를 태운 열로 난방하는 기존 보일러에 비해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도 높다.

삼성전자도 히트펌프를 사용한 냉난방 시스템인 ‘EHS’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독일에서 공개한 EHS 모노 R290은 삼성 EHS 제품 중 처음으로 자연냉매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 냉매는 오존층 파괴지수가 0이다. 지구온난화지수는 3으로 기존에 사용되던 냉매보다 훨씬 환경친화적이다. 이 제품은 기존 보일러를 대체해 냉난방은 물론 온수 공급까지 할 수 있다.

전 세계 공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2020년 2020억달러(약 264조3170억원) 수준이던 공조 시장은 2030년 3580억달러(약 468조443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