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공장에서 주택의 일정 부분을 미리 제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주택 등 공업화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 개선과 인센티브 제공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국토부는 공업화주택 공급 로드맵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우선 2030년까지 연간 3000가구의 공업화주택을 공공 발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공공부문 발주계획을 세워 공업화주택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공공부문의 발주가 658가구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1000가구, 2025년에는 1500가구 등 점진적으로 늘려 2030년 3000가구까지 확대한다.

업계는 공업화주택 발주가 꾸준히 이뤄지면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공업화주택 공사비를 일부 안정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업화주택은 현장 이외의 장소에서 제조된 부재나 모듈을 현장에 옮겨 조립하는 탈현장(OSC) 공법 중 하나다. OSC 공법은 공사 기간 단축과 시공 품질 향상, 안전사고 저감 등 장점이 많아 영국과 싱가포르 등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혁신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건설 물량이 적은 탓에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널리 보급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국토부는 발주 확대와 함께 설계, 감리 등 각종 건설 절차에서 공업화주택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주택에 적용되는 내화기준, 친환경건축 인증제도, 인센티브 규정 등을 공업화주택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유혜령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모듈러 등 OSC 공법은 건설인력 고령화, 인건비 상승 등의 상황에서도 신속한 주택 공급에 기여하고 건설업의 첨단화와 친환경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공업화주택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