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인 줄"…110만원짜리 '투명폰' 한국서 통할까 [조아라의 IT's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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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IT's fun] 30
"애플은 혁신 없다"…조롱한 낫싱, 디자인 아이폰 '판박이'
"애플은 혁신 없다"…조롱한 낫싱, 디자인 아이폰 '판박이'
"아이폰 프로맥스로 바꿨네요."
최근 점심때 만난 한 동료는 큼지막한 새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기자는 "외관이 아이폰과 상당히 비슷한데 사실 아이폰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스마트폰 후면을 보여줬다. 그제야 "아 그 투명폰"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폰투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만큼, 휴대폰 패키지 역시 '심미성'을 강조했다. 정사각형 모양 패키지 상자는 폰투 후면 '글리프(Glyph)' 패턴 일부를 적용해 디자인됐으며 일반적 스마트폰 패키지 상자보다 얇았다. 친환경 모토를 반영해 포장지 없이 빨간 화살표를 따라 상자를 찢도록 제작했다. 패키지를 뜯자 사용설명서와 충전 케이블이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충전 케이블은 양쪽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직접 실물로 본 폰투의 외관은 아이폰 프로맥스 모델과 상당히 유사했다. 스마트폰 테두리인 '베젤' 형태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접 아이폰14 프로맥스 모델과 비교해 본 결과 디스플레이 겉면이 매우 비슷했다. 폰투와 아이폰14의 가로는 각각 76.35mm, 77.6mm이며 세로는 162.13mm, 160.7mm이다. 두께 역시 8.6mm, 7.85mm로 육안으로 살펴봤을 땐 기종 구분이 쉽지 않다. 무게는 아이폰이 다소 무거웠다.
올 상반기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기본 모델과 비교해도 비슷한 부분이 존재했다. 특히 심(SIM) 카드를 교체하는 단자와 충전 단자, 음향 스피커 배치와 디자인 차이가 거의 유사했다. 다만 폰투는 가로 길이가 14.4mm 정도 확연히 길었다. 폰투 후면의 화려한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눈길이 끌 만큼 독특했지만, 이를 제외하곤 사실상 차별화된 디자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애플은 혁신적이지 않다"고 저격한 게 무색해지는 지점이었다.
후면의 글리프 불빛은 배달앱과 연동돼 진행 상황을 가늠하거나, 특정 인물 메시지 알림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야간 촬영 시 보조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휴대폰을 내려두고 일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휴대폰 뒷면에 보이는 부품은 연출용이 아닌 실사용 부품"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알림 사용 시 배터리는 빠르게 닳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완충시 일상적인 환경에서 약 22시간30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 용량은 4700mAh(밀리암페어아워)로 고속 충전으로 20분 만에 최대 50%를 충전할 수 있다. 전작보다 '고사양'을 내건 만큼 3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5000만 화소 듀얼 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아이폰과 비교하면 명암이 뚜렷하고 채도가 높게 나온다는 인상을 줬다. 촬영 모드는 △인물 △사진 △동영상 △슬로모션 가운데서 선택할 수 있고, 화면 캡처도 가능했다.
디자인을 중요시하면서 가성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해 보이지만, 특별한 외관을 제외하면 기능적인 '한 방'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낫싱은 한국 '틈새시장'을 적극 노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고, 얼리어댑터(신제품을 빠르게 구매해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중요한 시장"이라며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적정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들에게 경험과 가격의 밸런스(균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최근 점심때 만난 한 동료는 큼지막한 새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기자는 "외관이 아이폰과 상당히 비슷한데 사실 아이폰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스마트폰 후면을 보여줬다. 그제야 "아 그 투명폰"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애플은 혁신 없다"…조롱한 낫싱, 디자인은 아이폰 '판박이'
'투명폰'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영국의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 지난 12일 국내 시장에 후속작 '폰투(Phone 2)'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7월 첫 스마트폰 폰원(Phone 1)을 내놓은지 1년 만이다. 폰투는 운영체제(OS)를 업그레이드해 외관에 집중했던 전작보다 더 나은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데 직접 공을 들였다. 80만대 판매고를 올린 전작과는 어떻게 다를까.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폰투를 사용해 봤다.폰투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만큼, 휴대폰 패키지 역시 '심미성'을 강조했다. 정사각형 모양 패키지 상자는 폰투 후면 '글리프(Glyph)' 패턴 일부를 적용해 디자인됐으며 일반적 스마트폰 패키지 상자보다 얇았다. 친환경 모토를 반영해 포장지 없이 빨간 화살표를 따라 상자를 찢도록 제작했다. 패키지를 뜯자 사용설명서와 충전 케이블이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충전 케이블은 양쪽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직접 실물로 본 폰투의 외관은 아이폰 프로맥스 모델과 상당히 유사했다. 스마트폰 테두리인 '베젤' 형태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접 아이폰14 프로맥스 모델과 비교해 본 결과 디스플레이 겉면이 매우 비슷했다. 폰투와 아이폰14의 가로는 각각 76.35mm, 77.6mm이며 세로는 162.13mm, 160.7mm이다. 두께 역시 8.6mm, 7.85mm로 육안으로 살펴봤을 땐 기종 구분이 쉽지 않다. 무게는 아이폰이 다소 무거웠다.
올 상반기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기본 모델과 비교해도 비슷한 부분이 존재했다. 특히 심(SIM) 카드를 교체하는 단자와 충전 단자, 음향 스피커 배치와 디자인 차이가 거의 유사했다. 다만 폰투는 가로 길이가 14.4mm 정도 확연히 길었다. 폰투 후면의 화려한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눈길이 끌 만큼 독특했지만, 이를 제외하곤 사실상 차별화된 디자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애플은 혁신적이지 않다"고 저격한 게 무색해지는 지점이었다.
"특별하고 직관적 알림 가능"...수험생·직장인 유용할 듯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폰투의 글리프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화려했다. 낫싱은 전작처럼 후면 기기 내부가 보이는 투명 디자인을 유지했지만, 글리프에 들어가는 발광다이오드(LED) 배열 단위의 수 12개에서 33개로 늘려 다양한 상황에서 맞춤형 알림으로 활용할 수 있게 기능을 향상시켰다. 예컨대 1분, 5분, 10분 등 원하는 시간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으면 조명이 줄어들면서 목표시간에 도달하면 완전히 꺼진다. 시간을 다투는 수험생이나 짧은 시간 단위 업무를 반복하는 직장인 등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기능으로 보인다.후면의 글리프 불빛은 배달앱과 연동돼 진행 상황을 가늠하거나, 특정 인물 메시지 알림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야간 촬영 시 보조 등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휴대폰을 내려두고 일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휴대폰 뒷면에 보이는 부품은 연출용이 아닌 실사용 부품"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알림 사용 시 배터리는 빠르게 닳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완충시 일상적인 환경에서 약 22시간30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 용량은 4700mAh(밀리암페어아워)로 고속 충전으로 20분 만에 최대 50%를 충전할 수 있다. 전작보다 '고사양'을 내건 만큼 3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5000만 화소 듀얼 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아이폰과 비교하면 명암이 뚜렷하고 채도가 높게 나온다는 인상을 줬다. 촬영 모드는 △인물 △사진 △동영상 △슬로모션 가운데서 선택할 수 있고, 화면 캡처도 가능했다.
"중저가 < 폰투 < 중고가"…가격은 괜찮은데 '한방'은 부족
폰투의 포지셔닝은 '중간'에 가깝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89만9000원, 512GB 모델은 109만9000원이다. 폰투에는 지난해 출시된 퀄컴 스냅드래곤 8+ 1세대 칩이 탑재됐으며, 전작 대비 성능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렸다. 가격 측면에서 삼성과 애플 등 고가의 스마트폰 가격보다는 저렴하지만, 40만~5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보다는 2배가량 비싸다.디자인을 중요시하면서 가성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해 보이지만, 특별한 외관을 제외하면 기능적인 '한 방'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낫싱은 한국 '틈새시장'을 적극 노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고, 얼리어댑터(신제품을 빠르게 구매해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중요한 시장"이라며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적정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들에게 경험과 가격의 밸런스(균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