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경주 현대차 글로벌 상생협력센터에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중립’ 대응 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경주 현대차 글로벌 상생협력센터에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중립’ 대응 역량 증진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미래세대와 환경, 공동체를 위해 ESG 경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두 회사는 탄소 감축과 상쇄를 통해 자동차의 사용 단계는 물론 공급과 생산, 물류, 폐기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화’하기 위한 ESG 로드맵을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5년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 2040년까지 탄소 배출이 없는 전동화 차량만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기아는 탄소배출 상쇄를 위해 갯벌 복원과 해양플라스틱 수거 등 해양 생태계 조성·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다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완성차 생산에 활용해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2045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의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4개사는 지난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가입을 완료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제조에너지 사용을 늘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노력도 본격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생산시설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설비 효율 개선과 탄소 포집 재활용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기공식을 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도 RE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이 적용됐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적용해 전력이 회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해 초 준공된 인도네시아 공장도 태양광 발전 시설과 대기오염 저감 설비 등이 적용됐다. 슬로바키아 공장은 2019년부터, 체코 공장은 2022년부터 100% 재생에너지로만 가동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론 생산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라 불리는 그린 수소를 향후 사업장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공급망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협력사 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탄소중립과 탄소 정보 공개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협력사들이 이러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궁극적으론 현대차, 기아 공급망의 탄소배출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탄소중립 교육 외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사에 탄소 저감 설비 도입을 지원하고, 탄소중립과 관련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해 협력사들의 탄소중립 전환을 도울 방침이다. 이와 함께 원소재 확보부터 제품 생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계산하고 관리하는 전 과정 평가를 협력사들이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