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 아파트 단지가 총 1만2000여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최고 50층 높이의 아파트들이 낮은 층수 아파트들을 끼고 물결 모양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게 된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중심인 압구정 3구역에는 서울숲과 압구정을 이어 한강을 가로지르는 보행교가 놓인다. 2·4·5구역에는 한강 남측 수변 녹지공간과 단지를 올림픽대로 위로 잇는 데크공간과 보행교를 설치해 한강과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압구정 재건축, '물결' 모양 스카이라인 대단지로 만든다
서울시는 26일 압구정 4·5구역 주민을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 주민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기획안을 발표했다. 신통기획은 재건축 첫 단계인 정비계획안부터 서울시가 직접 기획안을 주민들에게 제시해 이후 인허가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제도다. 압구정 3·4구역은 한양1·2·3·4·6차와 현대8차 아파트가 속해있다. 기획안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은 현재 1341가구에서 1790가구 규모로 커진다. 압구정5구역은 1232가구에서 1540가구로 늘어난다. 전날 기획안이 발표된 압구정 2·3구역까지 합하면 현재 8800가구에서 총 1만1840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압구정 대단지의 스카이라인은 양측으로 갈수록 층수가 낮아지는 '물결' 모양이 될 전망이다. 간격을 두고 들어선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들을 층수가 낮은 건물들이 감싸는 방식이다. 압구정 3구역에는 최고 50층 높이 건물이 3개동이 계획됐다. 압구정 4구역은 각각 49층과 47층 2개동, 5구역은 49층 2개동과 45·40층 1개 동씩 들어선다. 한강변 전면부는 20~30층 높이 아파트로 배치됐다. 압구정3구역은 최대 322%, 나머지 2·4·5구역은 모두 최대 300%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다. 혁신 디자인이 적용되면 층수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주민 의견을 받는 과정에서 용적률 뿐 아니라 건폐율·가구수 등 정비계획안 변경도 가능하다.

서울시는 압구정 4·5구역 기획안에서 공공기여 방안으로 '플로팅매스'를 제안했다. 플로팅매스는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로티로 공중에 띄운 복도식 공간이다. 여기에 한강변과 압구정을 막는 올림픽대로 위를 사람들이 지날 수 있도록 데크로 덮어 연결하는 '조망데크공원'도 제시했다. 4·5구역 앞의 한강 수변공간이 좁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조망데크공원을 만들어 올림픽대로 위로 단지와 수변공간을 연결하자는 취지다. 전날 발표한 압구정 2구역 기획안에서는 한강 수변공간과 단지를 잇는 '보행교'가, 3구역 기획안에서는 덮개공원과 함께 한강 건너편을 잇는 보행교가 공공기여방안으로 제시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