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의 공급망 재편 정책에 환경·인권 이슈가 포함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 실사라는 이름으로 협력사의 인권·환경문제에 대한 위험관리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여기서 실사는 ‘due diligence’를 번역한 단어로 사전적 의미는 ‘타인에 대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를 뜻하며, 관련 법상 정책과 위험 평가, 예방 및 해결과 유효성 검토 등 일련의 체계를 아우른다. 즉 실사는 현장 조사만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다. 이 글에서 공급망 실사는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 관련 정책과 위험관리, 위험 제거 및 보고 등의 절차를 통칭한다.하지만 국내는 아직 공급망 실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공급망 실사와 관련한 해외 분쟁 사례와 주의점을 살펴본다.토탈에너지스에 대한 NGO의 소송프랑스에서 공급망 실사 의무에 근거해 제기된 첫 소송은 토탈에 대한 프랑스 및 국제 시민단체의 소송이다. 토탈은 해외 자회사를 통해 우간다 틸렝가 지역에서 10억 배럴가량의 원유를 시추하기 위해 400개가량의 유전을 개발했다. 매일 20만 배럴의 원유를 1445㎞ 송유관을 통해 탄자니아 항구로 운송하는 사업이다.프랑스와 우간다의 인권·환경보호 단체는 이 사업이 강압적 토지 취득, 미흡한 보상, 원주민 생활 및 생물다양성 파괴, 기후변화 가속화 등의 위험을 초래한다며 2019년 6월 인권과 환경에 관한 실사 의무 위반 혐의로 경고장을 발송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2022년 12월 토탈은 법원의 중재 제안에 따라 대화를 시도했지만, NGO들은 이를 거부했다. 토탈은 개발 프로젝트의 영향을 받는 주민들의 상황에 대한 제3자 모니터링을 의뢰했고, 이에 따라 보상금 지급 현황, 이주 현황, 시행 조치, 생물다양성 보존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등 실사 의무가 적절하게 이행됐다고 주장했다.2023년 2월 프랑스 민사법원은 약식재판에서 시민 단체의 소 제기가 절차법상 하자가 있다며 소를 기각했다. 2019년 발송한 경고장과 소 제기의 내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이유였다. 또 시민단체의 공사 중단 명령 요청은 심층적 조사가 필요하다며 기각했다.EDF에 대한 NGO의 소송2013년 멕시코는 재생에너지회사의 사적 투자에 대해 시장을 개방했다. 2015년 프랑스 에너지기업 EDF와 자회사 EDF리뉴어블스는 현지에서 풍력발전 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멕시코 자회사와 함께 멕시코 원주민 거주 지역에 새로운 풍력발전 단지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부터 정부 인허가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그러나 토지 사용에 대해 토착민 공동체와 적절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2020년 10월 멕시코 인권단체와 유럽 인권단체, 토착 커뮤니티 대표는 토지 사용에 대해 토착민 공동체와 적절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프랑스에서 EDF를 상대로 실사 의무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원고들은 EDF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169조에 따라 원주민과 적절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지역사회 내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 EDF는 실사 의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및 운영에서 인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위험성 평가 △자회사와 거래처 및 공급망에 대한 정기적 평가 △위험 완화 및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노동조합과 연계를 통한 공급망 신고제도 운영 △효과성 평가 체계를 갖추는 데 관련 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프랑스 지방법원은 절차적 미비를 이유로 운영 중단 요구 소송을 기각했다. 하지만 2022년 6월 2일 멕시코 에너지부가 EDF리뉴어블스와 멕시코 국영 전력회사가 체결한 전력 공급 계약을 취소했고, 이에 따라 EDF의 풍력발전 단지 개발은 취소됐다.전략 및 위험관리와 연계한 공급망 관리국내에서는 공급망 운영 차원에서 실사 의무에 대응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실사법에 근거한 소송 제기는 해외 신사업 진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전략 수립 과정에서 확인된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할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된다.공급망 운영 정책을 별도로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 위험관리 측면에서 회사와 밸류체인을 포함한 행동 규범을 세우고 이를 신사업 진출 등 전략 수준에서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보통 기업 경영에서 전략과 지속가능성의 측면이 분리된 경우가 적지 않다. 지속가능 경영은 결국 경영전략과 지속가능성, 즉 인권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통합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실사 절차의 정확한 이해를 통한 적법성 제고공급망 실사법은 앞뒤 맥락 없는 현장 조사만을 요구하진 않는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공급망 실사 대응 체계를 구축하며 현장 조사만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이 경우 협력사에는 일종의 갑작스러운 ‘갑질’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EU의 실사 지침은 먼저 일관된 정책을 세우고 행동 규범을 공유해 계약 등 형태로 이를 준수하는 것을 우선한다. 준수 여부 확인은 산업 이니셔티브 또는 제3자의 감사를 참고한다. 따라서 정확한 실사 절차를 따를 경우 계약에 근거하게 돼 갑작스러운 현장 조사 요구로 인한 갑질 논란이 불거질 염려가 없다.또 EU 지침은 부정적 영향평가 방법으로 영향을 받는 대상자와 대화를 우선하고 있다. 토탈의 사례처럼, 중재를 위한 피드백 역시 제3자에 의해 대상자에 대한 영향을 측정하도록 하고 있다.EDF 사례에서 원고가 요구했듯이 실사 정책은 위험성 평가, 자회사 및 밸류체인에 대한 정기적 평가, 위험 완화 및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신고 제도 운영, 효과성 평가에 관한 사항을 망라한다. 각 절차가 빠진 현장 조사로 실사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ESG 평가와 공급망 실사의 차이일부에서는 공급망 실사를 ESG 평가의 일종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ESG 평가와 공급망 실사를 동일하게 보고 접근할 경우, 비즈니스 파트너의 특성을 간과해 오히려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공급망 실사는 결과 책임이 아닌 수단 책임이다. 따라서 적절한 정책 수립과 이행은 위험관리의 실효성을 높일 뿐 아니라 본사의 사업과 관계없는 인권 및 환경에 대한 부정적 사건이 발생할 경우 면책과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공급망 실사의 제도화는 아직 초기 단계다. 관련법이 확정되지 않아 기업의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섣불리 대응하기에 앞서 규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선제 대응의 정확성을 높여야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장윤제 법무법인 세종 ESG연구소장
반도건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이크레더블로부터 ESG 종합평가 3등급을 획득했다고 17일 밝혔다. 반도건설은 2021년부터 비상장사임에도 기존 재무적 성과 중심의 경영방식을 벗어나 선제적으로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 등 ESG경영을 핵심 방침으로 삼았다. ESG 전담부서를 신설해 체계적인 ESG 경영 시스템을 확립해 나갔다.구체적인 활동 영역으로는 친환경·스마트 기술 현장 적용, 반도문화재단과 연계한 사회공헌활동,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상생경영·공동 기술개발 협력 등이 있다. 특히 지난해 ESG 경영 도입 1년 만에 K-ESG, 글로벌 지표 등을 반영한 'ESG 매뉴얼'을 발간했다.이크레더블은 이번 평가에서 반도건설의 ESG 종합등급을 전체 7등급 중 전체 업계 상위 30% 수준인 3등급으로 평가하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 체계 및 성과가 양호한 수준"이라고 했다.올해 평가에서 반도건설은 전사적인 폐기물 관리 체계와 친환경 기술 개발 지속 등의 환경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임직원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 협력사와의 기술 개발 및 상생 협력 지속 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반도건설은 올해 한국능률협회(KMAC)와 협업해 전사적으로 ESG 성과 지표를 취합한다. 부서 및 현장별 구체적인 ESG KPI를 수립해 실천적 ESG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이달 말부터는 현장별 ESG 성과 지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현장별 ESG 실태 조사 및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렬 반도건설 시공부문 대표는 "전 임직원이 ESG 경영 방침에 동참해 각자의 업무에서 실천한 준 덕분에 ESG 3등급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향후 ESG 전담팀이 주축이 돼 업무별 구성된 ESG TFT의 활동 결과를 비롯해 고도화된 ESG 경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취득가 9,000만원 상당 제공 -현장 기술력 갖춘 인재육성 지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산학협력 프로그램 일환으로 아주자동차대학교에 약 9,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부품을 기부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아주자동차대학교 학생들에게 자동차 정비 기술 습득을 위한 다양한 실습 환경 제공으로 인재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이뤄졌다. 특히, 이번에 전달한 토요타·렉서스 부품 가운데는 브랜드의 수퍼카인 'LFA'의 부품도 포함돼 있다. 이번 기부를 통해 학생들은 보다 다양한 차종의 실습 기회를 제공받을 예정이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 사장은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술과 지식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성환 기자 swkim@utotimes.co.kr▶ GM한국사업장, "볼트 EUV 사면 최대 100만원 쏜다"▶ 만트럭버스코리아, 우수 정비 인력 독일 본사 방문 진행▶ [하이빔]로봇 운전에 대한 인간 반란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