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발전 기록적 증가세 속 화력발전 감소세 전환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새로운 시대 눈앞에 왔다" 보고서
지구 에너지 올해 전환점…"전력부문 탄소배출 감소할 것"
전세계 전력 생산부문의 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정점을 찍고 올해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기록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전력생산의 무게중심이 재생에너지로 옮겨가는 전환점이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영국에 본부를 둔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 전력 보고서 2023(Global Electricity Review 2023)에 따르면 지난해 화력 발전량은 전년도보다 1.1%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 발전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1만186테라와트시(TWh)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따른 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스 발전량은 0.2% 줄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전력부문 전반의 탄소 배출량도 전년도보다 1.3% 증가해 최대치를 찍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런 추세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꺾이리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화력발전량이 0.3% 줄면서 전반적인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감소 폭은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보고서는 "2009년과 2015년, 2019년 등에도 화력 발전량이 감소한 적은 있었지만 이는 경기침체 등 경제적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평균 이하였을 때였다"며 "올해는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수준으로 화력발전이 줄어드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는 풍력과 태양광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이용한 발전량이 크게 늘고 있는 데에 힘입었다.

지난해 전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24%, 풍력 발전량은 17% 증가했다.

전체 전력생산 가운데 풍력·태양광의 비중은 12%로 2021년 10%에서 2%포인트 상승했다.

지구 기온상승폭 억제를 위한 탄소감축 의무가 구체화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합의된 2015년에 이 비율은 5%였다.

하지만 지금은 60개국 이상이 전체 발전량의 10%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태양광·풍력발전 증가가 눈에 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 덕에 지난해 원자력과 다른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청정에너지원'의 발전 비율은 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역사상 가장 깨끗한 전기 생산"으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세계 전력생산 부문의 탄소집약도는 킬로와트시(㎾h) 당 436g으로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탄소집약도란 소비한 에너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의 양을 총 에너지소비량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에너지 사용률이 높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증가 덕에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는 새로운 시대가 눈앞에 왔다"며 "화석발전의 감소는 석탄발전 감소뿐만 아니라 가스발전의 단계적 감소도 처음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려면 "풍력·태양광 발전은 앞으로 10년간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야 하며 다른 청정 전력도 늘어나야 한다.

아울러 전력수요가 급증하지 않도록 효율성 측면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주요 국가별 분석에서 한국에 대해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이 2억6천400만t으로 세계 6위에 해당하지만 풍력과 태양에너지 개발 면에서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기후는 물론 안보 위험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 에너지 올해 전환점…"전력부문 탄소배출 감소할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