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당국이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밀거래 과정에서 사용되는 별칭을 전격 공개했다.

우고 로페스 가텔 보건부 차관은 11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주위에서 이런 단어가 들리면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며 펜타닐을 지칭하는 용어들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흰 헤로인’, ‘합성 헤로인’, ‘흰 염소’ 등 헤로인과 연관된 것들과 ‘엘 펜타’, ‘M30′, ‘탱고’, ‘중국 소녀’(China girl), ‘하얀 중국’(China White) 같은 단어가 들어간다.

자세한 유래까진 설명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펜타닐 원료를 공급 중’이라는 전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가텔 차관은 “이런 말을 하는 자가 있다면 펜타닐 유통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가루나 알약 심지어는 과자 형태로 만들어 밀매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펜타닐은 원래 암 환자 등에게 극소량 투약하는 진통제 오피오이드의 원료로 그 효과는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할 만큼 강력하다. 여기에 중독된 사람은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며 걷는다고 해 ‘좀비 마약’으로도 불린다.

이미 미국에서는 헤로인·코카인·필로폰보다 훨씬 더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으며 심지어 총살·교통사고·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람 수보다 펜타닐 복용이 사인인 경우가 더 많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성 진통제로 사망한 미국인 약 11만명 가운데 7만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펜타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과 멕시코는 펜타닐 원료 공급지로 중국을 꼽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펜타닐이 중국에서 공급되는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멕시코 카르텔에서 제작된다고 보고 있으며 멕시코는 펜타닐 원료 불법 반출을 사실상 방관하는 중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