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한림원 정회원·화이자 의학상 수상…SCI급 논문 200여편
호흡기·알레르기 분야 명의, "난치병 환자에 희망 주는 의료인 될 것"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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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人] ⑬ '포스트 코로나 시대' 희망 외치는 이용철 교수
"최근에는 폐질환 중에서도 난치성 질환 치료에 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
호흡기·알레르기 분야 국내 최고 명의로 손꼽히는 전북대 이용철(63) 교수는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난치성 폐질환 연구를 하는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호흡기·알레르기를 전공하는 학자로서 사명감이 남다르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온 세상에 퍼진 지난 3년간 만성 폐질환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큰 고통과 절망을 겪어야 했다"면서 "우리 병원에서만 매일 수 명이 목숨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꼭 희망을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교수는 지난해 중증 천식 질환과 코로나19 결합의 위험성 및 인과관계를 면역학적으로 규명한 연구결과를 호흡기 분야 최고 권위 저널인 '알레르기(Allergy.IF 14.71)'에 게재했다.

최근에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치명적인 폐 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미국흉부학회 산하 기초의학연구저널인 'AJRCMB' 최신호에 게재하기도 했다.

임상 의사인 이 교수가 지금까지 발표한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논문은 200여편에 달한다.

그간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이 교수는 2008년 보건산업기술대상과 2009년 화이자 의학상을 받았다.

또 2012년 대한민국 의학 한림원 정회원에 선출됐다.

이 교수는 연구 못지않게 후학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2010년부터 '노벨상을 꿈꾸는 임상 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13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에 있는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2∼3명을 선발해 임상 경험을 쌓고, 의학 실험과 논문 작성 등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그간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의대생은 30여명으로, 이들 역시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연구의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대학人] ⑬ '포스트 코로나 시대' 희망 외치는 이용철 교수
이 교수는 후학양성을 위해 제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장학금은 물론 실험실까지 오픈하는 등 성심성의를 다하고 있다.

이 교수는 "90년대 초반 제가 처음 의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임상 의사가 연구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연구 환경이 열악했다"면서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들은 병원 중심으로 연구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현역에 있는 동안 후학 양성을 위한 노력만큼은 꼭 이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 노력이 쌓인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노벨상은 로또가 아니다.

연구 성과와 전통이 쌓이고 또 쌓여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20년 넘게 임상 의사로 살아온 이 교수의 마지막 바람은 난치성 폐질환자들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북대 인수공통전염연구소를 비롯해 다른 대학과 협업을 통해 난치성 폐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우리 병동에 오는 환자들은 구체적인 치료법을 찾지 못해 절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치료제는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도 연구지만 임상 시험도 잘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다른 병원과 연구기관 간 협력도 중요한 요소다.

암도 여러 연구를 통해 요즘에는 고혈압과 당뇨 같은 관리성 질환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술은 인술'이라는 모토를 가진 이 교수는 30년째 한결같이 새벽 회진을 돌고 있다.

그는 "아직도 오전 5시면 회진을 돈다.

죽음과 가장 가까이 있는 폐질환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럽고 불안한 시간이 바로 새벽 시간이기 때문"이라며 "보호자들도 잠든 새벽 의사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은 큰 위로를 받는다.

앞으로 연구가 잘 진행돼 난치병 환자들이 치료받는 길이 열리기를 소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학人] ⑬ '포스트 코로나 시대' 희망 외치는 이용철 교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