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킹산직 뽑는다"…현대차 홈피 마비
‘현차고시.’ 10년 만에 뽑는 현대자동차 생산직(기술직) 채용에 붙은 별명이다. 현대차 생산직 수험서가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직업 중의 왕이라는 의미의 ‘킹산직’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용 절차가 시작된 2일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는 온종일 마비 현상을 보였다. 오전 9시께부터 1만 명 이상의 대기자가 있다는 안내와 함께 30분 이상 접속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후 3시께엔 아예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로 접속자가 몰렸다.

현대차 생산직이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대우가 좋기 때문이다. 현대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9600만원(2021년 기준)으로 1억원에 육박한다. 정년 60세가 보장되며 차량 구매 할인 등 복지 혜택도 크다. 교보문고 전체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최근 출간된 <현대자동차 생산인력·생산직 필기시험 한권 완성>(74위) 등의 수험서가 올라 있을 정도로 취업준비생의 관심이 뜨겁다.

취업에 뜻이 없는 일반인들도 이번 채용을 눈여겨보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의 과도한 보상 체계가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일반 시민까지 관심을 두는 사회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시간당 차량생산대수(UPH)는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잉여 노동력 때문에 현대차는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분에 기대 조직을 효율화하려 했지만, 노조 요구를 받아들여 2024년까지 생산직 700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100% 호봉제로 돌아가는 임금 체계도 문제로 꼽힌다. 현대차는 90호봉에 달하는 호봉 체계를 고수하고 있는데 전 직원이 입사 연도에 따라 거의 같은 임금을 받는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