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침 완화로 4년만에 통합임관식 개최…여군 409명 포함
이종섭 "군의 본질은 적과 싸워 이기는 것…실전적 훈련이 최고가치"
학군 3천368명 임관…3代장교·쌍둥이·외국국적 포기자 '눈길'(종합)
육·해·공군과 해병대 학군장교(ROTC) 3천368명이 새로 배출됐다.

28일 충북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2023년 학군장교 통합임관식이 열렸다.

신임 학군장교 가운데 여군이 409명이다.

군별로는 육군 2천999명(여군 387명), 해군 102명(여군 6명), 공군 138명(여군 9명), 해병대 129명(7명)이다.

이들은 학군단이 설치된 전국 116개 대학에서 1·2학년 때 장교 후보생으로 선발돼 2년간 전공교육과 함께 군사학·군사훈련·임관종합평가를 거쳤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 군의 본질은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이라며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전투형 강군' 건설을 위해 형식이 아닌 본질에 집중하며, 실전적인 훈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풍토를 만들어가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상은 육군 최민석(22·원광대) 소위, 해병대 최예빈(22·한국해양대) 소위, 공군 하지승(22·한서대) 소위가 수상했다.

최민석 소위는 "대한민국 육군 장교라는 자긍심과 열정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대를 이어 나라에 헌신한 '병역 명문가' 출신 장교와 쌍둥이 장교 등도 눈길을 끌었다.

한승호(25·단국대천안) 육군 소위는 육사 1기 출신으로 을지·충무·화랑무공훈장을 총 5회 수훈한 할아버지(고 한당욱 예비역 육군준장), 각각 학군 31기와 학군 16기로 복무한 아버지와 큰아버지에 이어 3대째 장교의 길에 들어섰다.

김현웅(22·한국해양대) 해군 소위는 3대가 해군에서 복무한 군인 가족이다.

할아버지는 해군에서 36년간 복무 후 준사관으로 전역했으며, 아버지는 해군 부사관으로 단기 복무 후 현재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군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김현희(23·상지대) 육군 소위는 아버지가 학군 31기로 현재 국방시설본부에서 육군 중령으로, 오빠는 학군 59기로 12사단에서 육군 중위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 소위 조부도 육군 상사로 전역, '3대 군인가족'이기도 하다.

독립유공자와 '전쟁영웅' 후손도 있다.

고슬기(24·한서대) 공군 소위의 증조부 고 고병선 선생은 1919년 충남 서산군(현재 당진시)에서 독립만세 시위에 참여했고 2020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고 소위는 공군 학군단 조종특기의 첫 여성 기수이기도 하다.

오승우(22·경남대) 육군 소위의 외증조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대대장 임무를 수행했으며 1951년 1·4후퇴 당시 혁혁한 전공으로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육군 대령으로 전역 시까지 충무·화랑무공훈장, 미 동성훈장을 수훈했으며 8사단 초대 연대장(16연대장)을 지냈다.

정현교(23·중앙대) 육군 소위의 할아버지는 갑종장교로 1952년 소대장으로 수도고지전투에 참전했으며 화랑무공훈장을 2회 받았다.

아버지도 육군 대령으로 전역한 '3대 군인가족'이다.

이재호(22·동의대) 육군 소위의 조부는 6·25전쟁 당시 형산강·영덕·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 후 임관한 장교도 있다.

이재민(23·동아대) 육군 소위는 대만 국적자로 병역 의무가 없었음에도 대한민국 국적 취득 후 학군 61기에 지원했다.

이 소위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조국의 평화를 지키는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고 밝혔다.

나란히 임관하는 쌍둥이 형제들도 눈길을 끈다.

성찬현(22·용인대, 형)·원혁(22·용인대) 육군 소위는 일란성 쌍둥이로 같은 대학교, 같은 과(군사학과)에 동시에 입학했고 이번에 나란히 임관했다.

신무룡(22·제주대, 형)·승룡(22·제주대) 해병대 소위도 같은 대학교 학군단 출신으로 동시 임관했다.

학군장교 임관으로 군번 2개를 갖게 된 '진짜 사나이'도 화제다.

김군기(25·인천대) 육군 소위는 특수전학교에서, 최현준(24·부산외대) 육군 소위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각각 병으로 복무한 뒤 장교의 길을 택했다.

신임 장교들은 각 군 병과별 교육 과정을 거쳐 일선 부대로 배치된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4년 만에 통합임관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각 군 주요 인사와 각 대학 총장, 임관장교의 가족 등 1만5천여 명이 참석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가족·지인들을 위해 국방홍보원 및 학군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사를 생중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