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취재진 수십 명 끌고 다니는 오타니, 에인절스는 특별 대우
클럽하우스 인터뷰 금지…전담 직원이 관리
[WBC 캠프] 취재진 70명 몰고 다니는 오타니…'목소리를 들려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스프링캠프 둘째 날 훈련이 열린 16일(현지시간) 오전 9시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
이른 아침부터 수십 명의 취재진이 바쁘게 움직였다.

취재진은 '4번 훈련장' 앞에 설치된 야외 간이 기자회견장에 모인 뒤 클럽하우스 옆 이동 통로를 응시했다.

30분쯤 지났을까.

카메라 셔터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수많은 카메라 렌즈는 구단 관계자들과 걸어오는 한 동양인 선수에게 맞춰졌다.

주인공은 LA 애인절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였다.

오타니는 플래시 세례에 익숙한 듯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그는 여유롭게 팀 동료들이 모인 훈련장을 향해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WBC 캠프] 취재진 70명 몰고 다니는 오타니…'목소리를 들려줘!'
취재진 사이로 들어온 오타니는 미리 준비된 테이블 앞에 앉아 마이크들을 뚝뚝 쳤다.

"자, 미국 취재진이 먼저 질문하고, 일본 취재진 질문은 그다음에 받겠습니다.

"
에인절스 구단 관계자는 음향기기에 연결된 마이크를 들고 수십 명의 취재진에게 인터뷰 순서를 소개했다.

미국과 일본 기자들은 인터뷰 진행 방식에 익숙한 듯 차례대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WBC 캠프] 취재진 70명 몰고 다니는 오타니…'목소리를 들려줘!'
에인절스의 '간이 기자회견'은 오타니 입단 후 생겨났다.

일본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에 입단한 뒤 수많은 일본 취재진을 거느리고 다녔다.

워낙 많은 일본 취재진이 경쟁을 하는 탓에 에인절스는 '오타니 취재 규칙'을 따로 만들었다.

보통 MLB 취재진은 경기 혹은 훈련 전후 클럽하우스에서 자유롭게 선수들과 인터뷰할 수 있지만, 오타니는 예외다.

기자들은 클럽하우스에서 오타니에게 따로 질문할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18년 "오타니 한 명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수십 개 매체가 전담 취재진을 파견했다"며 "이에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를 위한 미디어 활동 규칙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타니는 특별대우를 받는다"며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하지 않고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 기자회견을 통해 취재진 질문을 받는다"고 전했다.

[WBC 캠프] 취재진 70명 몰고 다니는 오타니…'목소리를 들려줘!'
워낙 많은 취재진이 몰린 탓에 에인절스 구단은 아예 일본계 미국인 전담 직원인 그레이스 맥너미 커뮤니케이션 팀 매니저를 채용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맥너미 매니저는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취재진은 70명이 넘는다"며 "평소보다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늘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기 위해 10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몰린다는 의미다.

그러나 왁자지껄한 취재 분위기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오타니는 2023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이날 오타니는 FA와 관련한 질문에 "구단으로부터 계약 연장에 관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

올해는 에인절스와 계약한 마지막 해이고, 난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부다"라고 말했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는 MLB 역사를 바꾸고 있는 최고의 스타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탈삼진 219개 성적을 냈고 타자로는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을 올렸다.

그는 MLB 최초로 200탈삼진-30홈런, 규정 이닝(162이닝)-규정 타석(502) 동시 달성 등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오타니의 FA '예상 몸값'은 5억 달러(약 6천494억원)를 넘어서고 있다.

이 역시 역대 최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