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지아이이노베이션과 큐라티스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지난해 얼어 붙었던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이 다소 풀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그동안 반도체와 2차 전지 소부장 기업들의 상장에 가려졌던 바이오기업들의 IPO가 활발해 지는 것인가요?

<기자>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추진이 조금 나아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최근 3년간 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기업 동향을 살펴보면, 2020년 21곳에서 2021년 14곳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0곳에 그쳤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AI와 빅데이터 관련 소프트웨어, 반도체와 2차 전지 등의 소부장 관련 기업의 상장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최근 2년간 코스닥시장 상장 분포를 보더라도 ‘소부장이 뜨고 바이오가 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사례를 보면, 면역항암제 개발업체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21일 코스닥 예비심사를 청구했는데, 예심이 통과된 것은 8개월이 지난 12월 30일에야 이뤄졌습니다.

반면, 2차 전지소재업체인 윤성에프엔씨는 지난해 7월 1일 코스닥 예비심사를 청구했는데, 3개월만인 9월 29일 예심을 통과했고,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앵커> 지난해 바이오기업들의 기술특례 상장이 그만큼 까다로웠다는 것인데, 올해 조금 나아지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지난해 바이오 관련 기업들은 성장성 논란과 함께 한층 강화된 기술특례 상장 심사로 코스닥 상장 추진이 어려웠습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로의 기술수출 이력이 있거나 최소한 임상2상의 중간 결과 정도는 제출해야 기술특례 상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늘까지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와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면서 다소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달 20일과 21일 임상대행기관(CRO)인 바이오인프라, 27일과 28일 면역항암제 개발업체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입니다.

또, 결핵백신 개발업체인 큐라티스와 세포치료제 개발업체인 에스바이오메딕스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이 밖에 글라세움과 메디컬아이피,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파로스아이바이오, 한국의약연구소 등이 코스닥시장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오리온그룹이 투자한 하이센스바이오를 비롯해 큐로셀과 디앤디파마텍, 와이바이오로직스 등은 IPO 재도전에 나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각 기업별로 자세한 내용 살펴 보도록 하죠.

이 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인프라는 지난해 한 차례 상장을 철회했고,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상장 통과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공모가도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 회사들의 전략 어떻습니까?

바이오인프라는 복제약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시험에서 국내 1위의 임상수탁기관(CRO) 업체로, 지난해 11월 상장한 디티앤씨알오와 같은 사업 분야를 영위하는 업체입니다.

바이오인프라는 지난해 11월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이 부진하자 상장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회사측은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2만 3천원~2만 6천원이던 희망공모가 밴드를 1만 8천원~2만 1천원으로 크게 낮췄으며, 공모주 수량도 100만주에서 65만주로 35% 줄였습니다.

면역항암제 개발업체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업가치가 5천억원에 달하는 우량기술 기업의 기술평가 절차인 유니콘 특례 상장을 추진했습니다.

회사측은 유니콘 특례 기준 충족이 어려워자 상장 예심 도중 기술특례 상장으로 절차를 변경했습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유한양행과 SK, 제넥신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2019년 중국 심시어에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GI-101)을, 2020년 유한양행에 알레르기 치료 신약후보물질(GL-301)을 기술수출했습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총 공모주식수는 200만주로, 공모희망밴드는 1만6천원 ~ 2만1천원입니다.

회사측은 이 달 공모 청약전까지 NDR, 즉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올 들어 바이오기업들의 기업공개가 어떻게 보면 이 달 하순부터 첫 개시가 되는 것인데요.

증권업계와 벤처캐피탈업계는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 상장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 바이오와 헬스케어부문에서 ‘유니콘 기업군’이라 할 수 있는 보로노이와 루닛, 바이오노트는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를 대폭 낮춰 상장했습니다.

이 달 상장을 재시도하는 바이오인프라처럼 다른 바이오기업들도 공모가밴드보다 낮은 공모가로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IB업계에서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들이 미뤘던 상장 추진을 재개한다는 것에 대해 자금조달을 통한 임상시험 진행이 진척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입니다.

다만, 희망 공모가를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이나 개인청약 경쟁률이 저조할 경우 바이오와 헬스케어 관련 투자심리 회복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들어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 가운데 일부 상장기업들이 경영권을 매각하거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문제들이 표출되는 일들이 잦아진 만큼 투자자의 신뢰 회복도 병행이 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재준 선임기자 jjyang@wowtv.co.kr
바이오 IPO '해빙무드'...공모가는 낮춘다 [IPO 프리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