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큰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업종 종목을 집중적으로 담으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중국 내 방역 기준이 완화되고, 국내 리오프닝 관련 업종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반면 조선·태양광 관련주 일부와 반도체 소재주는 지분율을 줄였다.

리오프닝株 사들인 국민연금

'증시 큰손' 국민연금의 선택은 리오프닝株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호텔신라, 하나투어, 제주항공 등 리오프닝주의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호텔신라 주식 121만3654주를 사들였다. 보유 지분율은 7.58%에서 10.67%로 3.09%포인트 증가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항공주와 여행주도 대거 사들였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하나투어 주식을 24만5121주(1.53%), 진에어는 38만1089주(0.73%), 제주항공은 87만8494주(1.14%)를 사들였다. 화장품·소비재 관련주에서는 아모레G를 166만2475주(2.01%), 아모레퍼시픽을 58만4880주(1.01%) 추가 매수했다. 삼양식품(1.13%), GS리테일(1.03%), 오리온홀딩스(1.00%) 등도 보유 지분율을 늘렸다.

중국이 방역지침을 완화하면서 리오프닝 관련 업종 실적이 개선된 것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분석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3년 동안 단절됐던 국가 간 이동이 정책적으로 완전히 가능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1분기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가가 부진했지만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도 지분율을 높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12월에 걸쳐 대한유화 주식을 21만6168주(3.33%) 사들였다. 대한유화는 지난해 상반기 에틸렌 시장의 과잉 공급으로 주가가 36% 넘게 빠졌지만 올해는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 내 매출 회복이 예상되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도 같은 기간 609만7693주(3.08%)를 사들였다. 서버 분야 매출이 늘면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이수페타시스 비중도 2.19% 늘렸다.

소재주·조선은 비중 줄여

지난해 주도주로 떠올랐던 태양광, 조선주 일부의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현대미포조선 주식을 작년 11월 45만8434주 처분했다. 지분율은 1.14% 감소했다. 조선 기자재주로 꼽히는 성광벤드 역시 지분율을 1.06% 줄였다. 태양광 대장주로 꼽히는 OCI는 지난 2일 49만4888주를 처분해 지분율이 2.07% 낮아졌다.

업황 우려가 커진 업종은 비중을 줄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12월 네 차례에 걸쳐 효성화학 주식을 13만5329주 처분했다. 지분율은 4.24%포인트 감소했다. 화학·소재주인 롯데정밀화학(-1.01%), 코스모신소재(-1.03%) 등도 보유 지분을 줄였다. 증권업종에서는 키움증권의 지분을 1.01%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