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방탄소년단(BTS) 멤버들과 찍은 사진. 방시혁 인스타그램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방탄소년단(BTS) 멤버들과 찍은 사진. 방시혁 인스타그램
국내 4대 연예기획사 매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코어 팬덤(충성도가 높은 팬)은 350만명이라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찐팬'이 가장 많은 곳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였다. SM·JYP·YG엔터테인먼트의 코어 팬덤을 전부 합쳐야 하이브를 겨우 앞섰다.

4일 IBK투자증권은 "엔터사 매출은 대부분 대중이 아닌 코어 팬덤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업체별·연예인별 추정치를 공개했다.

엔터 4사의 코어 팬덤은 총 350만명으로 추산됐다. 하이브가 160만명으로 가장 많고 SM은 76만명, JYP는 64만명, YG가 42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2011년 1월~2022년 9월 앨범 판매량 통계를 토대로 재가공한 수치다. 이환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10~30대 인구 수를 고려하면 절대값이 매우 낮다"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연예기획사의 핵심 수익원인 음반, 공연, 굿즈, 콘텐츠 등을 책임지는 것은 코어 팬덤이다. 대중적 인지도만 높으면 광고·출연료 상승에 도움은 되지만 소속사 매출에 크게 기여하기 어렵다.
'돈 쓰는 찐팬' 숫자 세어보니…하이브 > SM > JYP > YG 순
하이브 소속 연예인의 코어 팬덤은 BTS 70만명, 세븐틴 32만명, 투모로우바이투게더 25만명, 엔하이픈 16만명, 뉴진스 9만명, 르세라핌 8만5000명 등으로 추정됐다. SM은 NCT 34만6000명, 에스파 17만명, 엑소 13만명, 레드벨벳 11만3000명 등이다.

JYP에서는 스트레이키즈 32만명, 있지(ITZY) 13만명, 트와이스 11만6000명, 엔믹스 5만4000명 등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충성팬으로 분류됐다. YG는 블랙핑크 28만명, 트레저 11만명, 위너 1.9만명, 아이콘 1만명 등으로 나타났다.

코어 팬덤은 새 앨범이 나오면 1인당 평균 7~11장을 중복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포토카드를 수집하거나 오프라인 행사 당첨권을 얻으려고 앨범을 사기 때문이다. 이들의 '덕질'은 MP3 등장 이후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던 음반 시장까지 되살려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K팝 실물 앨범 판매량이 최소 9100만장을 기록해 지난해(8000만장)에 이어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돈 쓰는 찐팬' 숫자 세어보니…하이브 > SM > JYP > YG 순
2017~2020년 엔터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 안팎이었다. 코로나19 이후 한때 30~40배로 치솟았다가 거의 원점으로 돌아왔다. IBK투자증권은 "플랫폼, 게임,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사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투자 매력도가 높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하이브를 최선호주, JYP를 차선호주로 꼽았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