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첫 연휴에 국내 여행객이 '제로 코로나' 시절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민간 제조업 경기는 5개월 연속 하강 국면을 나타냈다.

3일 중국 문화여유(관광)부에 따르면 사흘간의 위안단(元旦) 연휴(12월31일∼1월2일) 중국 내 관광객 수는 527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8% 수준에 그쳤다. 관광 매출도 지난해보다 4% 늘어난 265억1700만위안(약 4조87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동기의 35.1%다.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로 중국 전역에서 감염이 확산하자 중국인들이 이동을 자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자 통계 발표를 중단해 정확한 현황을 알 수 없지만, 대체로 수도 베이징과 쓰촨성은 80% 이상, 인구 2500만명인 상하이에선 1000만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베이징을 포함한 북부와 중서부(쓰촨성)에서 시작된 감염 파동은 이제 인구가 밀집한 남동부로 이동하고 있다.

문화여유부는 "연휴 기간 도시 주변 근거리 관광이 주류를 이뤘으며 하이난성 싼야와 푸젠성 샤먼 등은 베이징과 동북지역 주민의 장거리 여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매체 차이신이 자체 조사하는 12월 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나타났다. PMI는 기업의 구매와 인사 등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 동향 지표다. 50보다 위면 확장, 이보다 아래면 위축 국면으로 본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8월 49.5, 9월 48.1, 10월 49.2, 11월 49.4로 5개월째 50을 밑돌았다. 차이신의 민간 PMI는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대형 내수 국유기업 중심의 공식 PMI와 차별화된다. 지난달 31일 나온 공식 제조업 PMI는 47.0으로 11월(48.0)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초기 우한과 후베이성을 봉쇄했던 2020년 2월(35.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왕저 차이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12월에도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용시장 안정과 가계 소득을 높이는 다양한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