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 올해 32건 적발…1명 구속, 17명 송치, 73명 수사
"우리 노조원·기계 써"…조폭 뺨치는 공사장 불법행위 백태
건설 현장에서 조직폭력배를 방불케 하는 집단적 위력을 과시하며 금품을 빼앗거나 인력 채용과 건설기계 사용을 강요하고 심지어 폭력 행위까지 저지른 노조원 등이 대거 적발됐다.

강원경찰청은 올해 들어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범죄 행위 32건에 93명을 수사해 1명을 구속했으며, 17명을 송치하고 2명은 불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이달 8일 건설 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에 나선 지 3주 만에 28건을 적발해 73명을 대상으로 수사 또는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범죄유형은 갈취 16건, 업무방해·각종 폭력 10건, 채용 강요 5건, 기타 1건이다.

강원경찰은 지난 7월 7일 화천군 한 건설장비 업체 사무실에서 노조 가입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업체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러 손가락에 총 9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힌 40대를 구속했다.

재판까지 넘겨진 피의자는 지난 11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16일에는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다른 노조원을 고용했다는 이유로 공사장에 무단침입해 업무를 방해한 6명을 검거했고, 같은 달 24일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노조원 고용 집회를 하던 중 폭력을 행사하고 상해를 가한 노조원 7명을 붙잡았다.

또 지난 6월 17일 공사 현장 관계자에게 전화해 자신들의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함을 치는 등 협박한 사건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강원경찰은 내년 6월까지 이 같은 불법행위를 특별단속하며, 공공안전부장을 필두로 종합대응팀을 꾸려 1주일에 2회 첩보 수집과 수사 진행 상황 점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에 35명 규모로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도내 17개 경찰서에 신속대응팀 335명을 편성해 강도 높은 단속 활동도 벌이고 있다.

김도형 청장은 "건설 현장에서의 각종 불법행위는 고질적 병폐인 만큼 발생 즉시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보복 범죄, 조직적 폭력 등 악질적 사안은 가담자와 배후자까지 발본색원해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 노조원·기계 써"…조폭 뺨치는 공사장 불법행위 백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