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대 남성이 혼자 사는 30대 여성의 오피스텔에 무단 침입해 하루를 꼬박 지낸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이 노숙자라고 주장한 이 남성은 여성이 집을 비운 사이 열쇠공을 불러 도어락까지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달 말 50대 남성 A씨를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 송치 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7일 30대 여성 B씨가 해외여행을 떠난 사이 열쇠공을 불러 도어락을 교체하고, B씨의 집에 무단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닷새 동안 해외여행을 갔다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8일 오전 10시께 집에 도착했다. 현관문 도어락 비닐이 뜯기지 않은 새 것으로 교체된 것을 확인한 B씨는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잠금장치를 뜯고 집 안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자고 있던 A씨를 발견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자신을 노숙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인이 B씨의 집을 알려줬고, 아는 사람 집이니 들어가서 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관리사무소에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열쇠공을 불러 35만원을 내고 도어락을 교체한 뒤 B씨의 오피스텔에서 1박2일간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주거지가 따고 없고, 가족도 없어 노숙 생활을 한 것은 맞지만 진술의 앞뒤가 맞지 않아 공범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사연을 올린 B씨는 "생활 공간이 공포의 공간이 돼버렸다"면서 "불안감으로 사건 당일 바로 집을 내놓고 보증금을 받기도 전에 급하게 이사를 했다"고 말했다.

또 "범인이 자택에 침입하도록 교사한 자가 누구인지, 범죄 동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고, 검찰 수사에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건 이후 수면장애와 탈모, 알레르기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단순 주거침입이라고 하기에는 계획적이라고 느껴진다. 정말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인데 어떻게 제가 집을 비운 사실을 알았으며, 노숙자가 35만원씩이나 주고 남의 집 도어락을 바꿨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