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날 행사와 사잔은 무관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날 행사와 사잔은 무관 /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다시 한번 플랫폼 기업 규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카카오 사태를 언급하며 플랫폼 기업 독과점이 갖는 불공정성에 대해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13회 한국법률가대회' 기조연설을 맡아 "인류 역사상 가장 독과점이 쉬운 기업이 플랫폼 기업"이라며 "이들에 대한 규제를 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은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플랫폼 독과점 문제가) 카카오톡에서 이미 다 드러났다"며 "플랫폼 독과점이 대한민국에 독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의원들이 수십 명 단위는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은 메신저다"라며 "메신저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택시 사업까지 해버리면 누가 상대할 수 있겠냐. 불공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안 의원은 미국 의회가 지난해 6월 디지털 플랫폼 기업 규제 법률안 5개를 패키지로 통과시킨 사례를 소개했다. 안 의원은 그중 '플랫폼 독점 종식에 관한 법률'을 소개하며 "자신들이 모은 사용자들로 다른 사업을 펼치는 것을 '이해상충'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쟁 및 호환 촉진을 위한 서비스 지원 법률'을 설명하며 "플랫폼 사용자가 모은 자료는 자기만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개방해야 한다"며 "다른 곳에서 쓸 수 있게 의무규정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 말고는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전문가들이 더 연구해준다면 국회 입법이 빨리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25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개정안은 독과점 시장 구조가 장기간 지속되는 지속될 경우, 공정위가 해당 시장 내 사업자에게 주식 처분, 영업 양도 등 시장 구조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안 의원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법은 과거지향적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이 돼야 한다"며 "사회·기술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술력과 함께 제도적인 부분이 뒷받침돼야 (국가가)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13회 한국법률가대회는사단법인 한국법학원(원장 이기수)이 주관하고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이번달 27일~2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다. 이날 개회식에는 안 의원과 함께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한국법률가대회는 1998년부터 2년마다 한번씩 개최되며, 올해는 '디지털 시대의 가속화와 법적 과제'를 대주제로 양일간 30개의 세미나가 개최된다. 이기수 한국법학원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제13회 한국법률가대회는 디지털 시대의 가속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쟁점들을 논의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