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달러 강세로 치솟는 환율을 낮추기 위해 대만 중앙은행이 달러를 시중에 푼 결과다.

6일 대만 매체인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중앙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외환보유액 규모는 5411억700만달러(약 757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월 대비 감소액은 43억7500만달러(약 6조1200억원)에 달해 2012년 이후로 가장 컸다.

대만 중앙은행은 “전례 없는 달러 강세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며 “중국과 일본도 외환보유고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외환보유액 감소액은 중국이 429억달러, 일본이 297억달러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대만은 지난 8월 기준 세계 6위 규모의 외환보유액 보유 국가다. 8위인 한국이 지난달 보유한 외환보유액 규모(4167억7000만달러)보다 23% 많다. 하지만 달러 강세에 맞춰 환율을 방어하느라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외환보유고가 줄었다. 이달 외환보유고가 네 달 연속으로 감소한다면 2008년 이후 가장 긴 감소 기간을 기록하게 된다.

대만 금융당국은 지난 상반기에만 82억5000만달러를 시장에 풀었다. 대만의 기준금리는 1.625%로 미국 기준금리(3.25%)와 1.625%포인트 차이가 난다. 5일 기준 달러 대비 대만달러의 가치는 올 들어 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20%), 한국(16%)보다는 하락폭이 적지만 중국(11%)보다는 많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