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리애국열사릉 안치해 주민들에게 충성심 고취
북, '핵 원로' 박도춘·사업가 신남철 애국열사릉에 안장
김정은 정권 출범 초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이끌었던 박도춘 전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가 사망해 남측 국립묘지 격인 평양 신미리애국열사릉에 안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조선중앙통신은 "신미리애국열사릉에 열사들의 유해가 새로 안치되는 의식이 1일 진행됐다"며 박도춘의 안장 사실을 밝혔다.

정확한 사망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1944년생인 박도춘은 김정은 후계체제 출범 직후인 2010년부터 2015년 2월까지 핵·미사일 등 군수산업을 총괄하는 노동당 군수공업 비서로 활약했던 인사다.

박도춘은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 성공에 기여했는데, 앞서 북한은 1998년부터 네 차례나 실패했던 로켓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2013년 3월 제3차 핵실험도 이끌었다.

결국 3차 핵실험 직후 미국 정부로부터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당비서 직책을 내려놓은 이후인 2017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2356호'에 따라 자산동결과 국외여행에 제한을 가하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고, 같은 해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도 포함됐다.

박도춘은 2018년 12월 항일빨치산 출신인 김철만의 빈소 조문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난해 당 제8차 대회에서는 모든 공직에서 제외됐다.

중앙통신이 박도춘을 '당중앙위원회 고문'이었다고 호칭한 점으로 미뤄 노환이나 병환으로 당비서를 그만둔 후 사망 전까지 군수산업 기여도를 인정받아 이 보직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박도춘에 대해 "오랜 기간 당의 강화 발전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한 투쟁에 공헌하였고 김일성훈장, 김정일훈장과 공화국2중영웅 칭호를 비롯한 수많은 훈장과 표창을 수여받았다"고 전했다.

북, '핵 원로' 박도춘·사업가 신남철 애국열사릉에 안장
아울러 신남철 전 영광가구건재회사 사장도 사망해 신미리애국열사릉에 안장됐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1961년생인 신남철은 내각 건설건재공업성의 운전기사 출신으로, 32세에 사장으로 발탁돼 종업원 7명에 불과했던 회사를 북한내 고급가구 시장을 제패한 회사로 키운 주역이다.

그는 최영림 전 내각 총리가 2011년 윈공민 중국 화전집단공사 사장과 만날 때 배석하는 등 북중 교역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평양시내 곳곳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건설되면서 필요한 가구 생산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고, 경제학박사학위도 땄다.

통신은 "신남철 동지는 나라의 건재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투쟁에 자기의 모든 지혜와 정력을 다 바친 참된 애국자였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충성과 보답의 한길을 걸어왔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정권에 헌신한 간부들을 애국열사릉에 안장하고 명절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단위별로 이곳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도록 하는 등 애국열사릉을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