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건비 통제에 나섰다. MS를 비롯한 미국 기술기업들은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 가능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해고 등 다양한 비용 절감 방법을 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직원들의 출장, 교육, 야유회와 회식 같은 모임 등에 배정한 예산을 삭감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회의에서 비용을 청구할 때 심사숙고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MS의 한 팀은 야유회에서 쓴 식음료 비용을 회사 예산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관리자들이 사비로 댄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지난 분기(4~6월)에 519억달러의 매출을 냈는데 증가율(전년 같은 기간 대비)은 12%로 2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성이 둔화했고 비디오게임 사업 매출이 줄어들어서다. 달러 강세로 해외 매출에 타격이 있었다. 이에 MS는 임직원 18만1000명 중 1% 미만을 감원하기로 했고 최근 상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팀인 ‘모던라이프경험 그룹’의 일부를 해고했다. 신규 채용 규모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다른 기술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한창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최근 수백 명을 해고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도 가입자 수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5월에 150명, 6월에 300명을 감원했다.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기업 쇼피파이, 소셜미디어 트위터 등도 해고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 구글 등은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