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종근당 JW중외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탈모치료제 시장 진입을 위해 앞다퉈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부터 호주에서 진행한 장기지속형 탈모치료 주사제 ‘IVL3001’의 임상 1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26일 밝혔다. 프로페시아로 잘 알려진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약을 주사제로 바꾼 것으로 1~3개월마다 맞아야 한다. 사람 대상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건 처음이다.

수개월마다 맞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초기에 약물이 많이 나와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다. 임상시험에서 IVL3001이 혈액 속 약물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탈모 원인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수치를 떨어뜨린다는 게 확인됐다. 용량에 따른 효과 등도 함께 확인돼 2상 시험을 생략하고 바로 3상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세유체공학 기술을 보유한 인벤티지랩, 위더스제약 등이 IVL3001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판매는 내년에 시작할 예정이다.

종근당도 먹는 탈모치료제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성분)를 주사제로 바꾼 ‘CKD-843’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임상 1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애드파마를 통해 두타스테리드의 용량을 낮춘 저용량 개량신약 ‘AD-208’을 개발 중으로, 임상 3상 단계다.

JW중외제약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진과 세포 증식과 재생을 조절하는 윈트 신호전달 물질을 활용해 탈모 치료 신약 ‘JW0061’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에 사람 대상 임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올릭스는 리보핵산간섭 기술을 활용한 탈모 치료제 ‘OLX104C’를 개발 중으로, 하반기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탈모치료제 시장은 10조2000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