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현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사진 중앙 왼쪽 휠체어)이 지난해 6월 공단 임직원으로 구성된 디딤도리 봉사단과 함께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 물품 기증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조향현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사진 중앙 왼쪽 휠체어)이 지난해 6월 공단 임직원으로 구성된 디딤도리 봉사단과 함께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 물품 기증을 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사회공헌활동의 핵심은 공헌을 받는 대상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내걸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핵심 포인트다.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도보 내비게이션을 구축하는 ‘시시각각(視視各各) 프로젝트’가 올해 시작된 배경이기도 하다.

내비게이션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구다. 특히 대중교통이나 개별 차량으로 목적지 근처에 도착해서도 최종 목적지까지 자세한 길을 안내받기 위해 도보 내비게이션 활용은 일상이 됐다. 하지만 도보 내비게이션은 건물 근처까지만 와도 입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안내가 설정돼 있다.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입구를 못 찾거나 계단 등의 장애물을 맞닥뜨리는 등 활용에 제한이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 관점으로 만들어진 현 도보 내비게이션보다 지인과의 10분 통화가 인터넷으로 얻은 모든 위치 정보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시각 외 모든 감각을 동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머릿속에 지도를 그리는 게 아직은 더 유용하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시각장애인 등이 필요한 교통 정보를 마치 친구와 통화한 것처럼 획득할 수 있게 도와 이동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 바로 ‘시시각각 프로젝트’다. 공단의 전체 임직원들도 직접 나서 사진으로 직접 건물 접근성 정보를 등록하는 등 빅데이터 작업에 참여한다. 접근성 정보는 출입문의 종류와 위치, 경사로 유무 등 건물의 입구까지 정확한 위치를 안내하기 위한 모든 정보가 포함된다.

공단은 추후 전국 350개 공공기관,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참여 기관을 모집해 지리정보체계(GIS) 고도화 사업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참여자를 더 많이 모집할수록 더 많은 접근성 정보가 수집된다.

그밖에 공단은 2011년부터 공단 임직원이 매월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급여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디딤 도리 봉사단’을 운용하며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왔다.

또 사업 특성을 활용한 사회공헌으로 중증장애인 물품 기부와 시각장애인용 도서 제작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7년간 장애인 근로자 209명의 한 달 급여에 해당하는 7만7706점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고용을 창출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주식회사 브링코와 함께 2100여만원 상당의 반납 보조공학기기와 요소수, 방역물품을 기부해 밀알복지재단 근로자의 자립을 지원했다.

이에 더해 시각장애인 복지관·도서관을 연계해 시각장애인용 도서를 매년 약 200권 제작하고, 시각장애 아동, 중도 장애인을 위한 점자 교육용 촉각 교재를 제작하기도 했다.

조향현 공단 이사장은 “시시각각 프로젝트에 공공기관, 민간기업은 물론 많은 시민이 참여해 교통약자도 어디든 갈 수 있는 ‘무장애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꿈꾼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