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 사진=건희사랑
김건희 여사. / 사진=건희사랑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언론에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며 개 식용 종식을 주장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동반하지 않고 홀로 목소리를 낸 건 이번 인터뷰가 처음이다. 김 여사의 첫 인터뷰 주제는 '동물권 보호'였다.

김 여사는 이날 공개된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동물 학대와 유기견 방치, 개 식용 문제 등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한 반정서를 가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문화는 선진국과 공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개 식용 종식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영세한 식용업체들에 업종 전환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해주는 방식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배웅에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배웅에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 여사는 "개고기는 사실 건강에도 좋지 않다. 식용 목적으로 키우는 개들은 좁은 뜰장에서 먹고 자고 배변까지 하며 항생제를 먹이며 키우는 사례도 있다"며 "궁극적으로 개 식용을 안 한다는 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자 생명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정책 제안에서 동물 학대 처벌법 강화 의견이 많았던 것과 관련해선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 중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이 가장 약하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 명"이라며 "학대범 처벌 수위를 강화해 질서가 잡히면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동물 학대와 가정폭력은 같은 줄기에서 나온 다른 가지일 뿐"이라고 했다.

유기 동물 문제에 대해선 "책임감 없이 키우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는 "아플 때는 병원비도 유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동물병원 의료수가가 표준화돼 있지 않은데, 이런 문제를 개선하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가 5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대정원에서 열린 청와대 개방 특집 KBS 열린음악회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가 5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대정원에서 열린 청와대 개방 특집 KBS 열린음악회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 여사는 지난달 21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반려동물을 주제로 대화를 풀어나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양국 대통령이) 서로 기르는 반려견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아주 좋아졌다고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도 유기견이다. 유기 경험이 있는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했다.

또한 김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매리드 업'(married up·훌륭한 배우자를 만나 결혼한 남성에게 쓰는 표현)이라고 한 것에 대해 "제가 바로 그 말을 알아듣고는 '리얼리(Really)?'라고 받아쳤다"며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누구든 서로 잘 맞는 사람을 짝으로 만나야 하는데, 남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겠죠"라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오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김 여사의 첫 공식 일정으로, 공개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