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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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유 부문에 더해 화학 부문의 수익성도 개선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정유사들의 호실적이 2분기를 넘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오전 9시21분 현재 에쓰오일(S-Oil)은 전일 대비 1500원(1.23%) 오른 1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 장중에 기록한 52주 신고가(12만2000원)를 갈아치웠다. 코스피지수가 2% 넘게 하락하는 약세장 속에서 돋보이는 주가 흐름이다.

순수 정유기업인 에쓰오일은 지난달 한 달 동안 12.08% 상승한 뒤, 이달 들어서도 전일까지 4.74% 올랐다.

SK이노베이션도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13.23% 올랐다. 대신 지난달 상승폭이 5.12%에 그쳤다. 지난달까지는 2차전지 자회사 SK온이 SK이노베이션 주가 흐름에 더 큰 영향을 주면서 정유 사업 호조가 주가에 덜 반영됐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리오프닝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 정제마진(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 주가도 정유 부문 호황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평균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8.3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하나금융투자는 전했다. 한때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던 정제마진은 올해 들어 1분기엔 평균 12.6달러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급격히 확대됐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개월째 높은 정제마진이 유지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의 아주 높은 정제마진이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부업으로 볼 수 있는 화학 부문도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정유사들이 만드는 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의 수익성 지표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PX 스프레드(수익성 지표)는 지난 8일 톤(t)당 713달러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PX는 기능성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에스터의 원료다.

PX의 스프레드 확대 배경은 공급 감소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벤젠과 PX마진은 1분기 평균 대비 3배 급증했다”며 “휘발유 마진 강세로 휘발유 블렌딩 목적의 벤젠·톨루엔·자일렌(BTX) 수요가 창출됐고, 정유사의 수율 조정과 납사분해설비(NCC)의 가동률 하향 등 공급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호실적 행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전우제 연구원은 “6월에도 국제유가가 견조해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보다는 서프라이즈의 정도가 궁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재성 연구원도 “국내 정유업체의 2분기 이후 실적 추정치는 현재 시황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며 “6~7월부터 연간 추정치 상향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윤 연구원은 이날 에쓰오일의 2분기와 3분기 실적 추정치를 각각 1조4000억원과 1조1800억원으로 높였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에쓰오일의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각각 8021억원과 6846억원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