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시청역 이름 팔아요"
서울교통공사는 공사 재정난 극복을 위해 지하철 1~8호선 50개 역의 ‘역명 병기’ 판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공사는 이달 7일 입찰 공고를 하고, 역 이름을 함께 쓸 기업·기관을 모집한다. 서류 마감은 오는 22일, 입찰 마감은 28일이다.

역명 병기는 지하철역 본래 명칭 외에 기업 및 학교, 기관 등으로부터 비용을 받고 추가로 부역명을 적어 알리는 것이다. 현재 2호선 을지로3가(신한카드·사진) 등 약 30개 지하철역에 역명 옆 괄호로 부역명이 써 있다. 부역명은 출입구 역명판, 승강장 역명판 등 10종의 대상에 표기할 수 있다.

이번에 역명을 판매하는 지하철역은 모두 50곳으로, 계약 기간 만료 후 새 사업자를 구하는 8개 역에 더해 42개 역이 새로 선정됐다. 매년 전국 지하철역 수송 인원 1위를 기록하는 강남역을 비롯해 주요 환승역인 여의도역·공덕역·신도림역 등이 포함됐다. 대상 역에서 1㎞ 이내(시내 기준, 시외는 2㎞ 이내)에 있는 기업·기관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낙찰받으면 향후 3년 동안 원하는 이름을 대상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으며, 재입찰 없이 한 차례(3년) 계약 연장도 가능하다.

정선인 서울교통공사 신성장본부장은 “역명 유상 병기로 지하철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심의위원회에서 꼼꼼히 심사해 적합한 기업·기관만을 선정할 것”이라며 “공사의 재정난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기업 및 단체 역시 해당 역이 지닌 상징성을 바탕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윈윈 사업”이라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