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라운드 99번' 두산 안권수, 프로 첫 톱타자 출전
2020년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시즌 동안 대주자·대수비로만 뛰던 외야수 안권수(29)가 '톱 타자'로 승격했다.

김태형(55) 두산 감독은 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 안권수를 1번 타자로 세웠다.

김 감독은 "안권수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타격을 했다.

자신이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안권수의 도약을 반겼다.

올 시즌 두산에서 가장 자주 1번 자리에 선 타자는 김인태(28)다.

김인태는 NC 다이노스로 떠난 박건우의 자리를 메우며 타율 0.315, 12타점, 12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김인태는 2일 허벅지 통증 탓에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두산 관계자는 "김인태가 2일 정밀 검진을 했고, 오른쪽 햄스트링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았다.

2주 안정을 취한 후 재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1군에 돌아오려면 4주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김인태를 대신할 '톱 타자'로 안권수를 낙점했다.

김 감독은 "김인태가 빠지고, (외야수 자원인) 김재환도 무릎이 좋지 않다.

안권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10라운드 99번' 두산 안권수, 프로 첫 톱타자 출전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와세다실업고 재학 중 고시엔 도쿄 예선에서 15타수 연속 안타를 치고, 고교 2학년 때는 도쿄 서부 대회에서 타율 0.572를 기록했다.

와세다대에 진학하며 일본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던 안권수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일본 독립리그 군마다이아몬드 페가수스에 입단했고 이후 독립리그와 실업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입단 가능성도 있었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2019년 8월에 열린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 참여한 안권수는 당시 허리에 통증을 안고 테스트에 임했고, 주루하다 통증을 참지 못해 쓰러지기도 했다.

트라이아웃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지만, 두산은 안권수의 재능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전체 99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10라운드 99번' 두산 안권수, 프로 첫 톱타자 출전
2020년과 2021년, 안권수의 역할은 대주자·대수비였다.

두 시즌 동안 1군 타석에 설 기회가 자주 오지 않아, 2년 동안 안타 10개씩(2시즌 동안 20안타)만 쳤다.

올 시즌 초에도 안권수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두산 야수진에 부진을 겪거나 다친 선수가 나오면서 안권수에게도 선발 출전 기회가 왔다.

지난주에 안권수는 11타수 8안타(타율 0.727)를 쳤다.

안권수는 "일본에 있을 때 나는 주루·수비보다 타격에 장점이 있는 선수였다"고 말하면서도 "최근에 왜 이렇게 타격 성적이 좋은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지금 가장 잘하는 선수가 주전"이라고 강조하는 김태형 감독은 안권수가 최근 만들어낸 성과에 주목했고, 1번 자리에 세웠다.

가수 출신인 아내 미야타니 유에 씨 등 안권수의 가족은 바다 건너 일본에서 그를 응원한다.

"늘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최근에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안권수에게 이렇게 기회가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