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대 캠퍼스 전경. 한국외대 제공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대 캠퍼스 전경. 한국외대 제공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간 학과 통폐합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총학생회가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학교 측이 통폐합으로 사라지는 글로벌캠퍼스(옛 용인캠퍼스) 관련 학과 학생들에게 서울캠퍼스 학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히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28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일주일간 노숙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지호 일본학대학 학생회장은 "학칙 개정까지 고작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며 "학교는 누가 봐도 급박하게 느낄 정도로 해당 안건을 급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울캠퍼스 졸업증명서는 이원화 캠퍼스 및 해당 학문의 의의를 훼손하고 경시하는 처사"라며 "근본적으로 학위는 보상 및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외대는 서울캠퍼스와 용인 글로벌캠퍼스 간의 12개 유사·중복학과 구조조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폐과 대상자에게는 △통합 완료 시 졸업증명장에 서울캠퍼스 학위 명기 △재학생 전원 졸업 때까지 현 학과명·장학금 유지 등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칙 개정은 이날(28일) 교무위원회와 29일 대학평의원회를 거쳐 다음 달 4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총학생회는 "학교의 발전을 위한다면서 구성원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학교의 태도를 규탄한다"며 "학교 본부는 앞으로의 발전안과 폐과 존치에 따른 대책안을 학생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하라"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학령인구 급감과 사회적 수요 변화에 따른 대학 캠퍼스별 특성화와 어문학 중심 구조 개선을 통한 미래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학과 통폐합을 원안대로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최만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