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출을 뒤로한 채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 영종도=최혁 기자
지난 1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출을 뒤로한 채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 영종도=최혁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대폭 상향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이상인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깜짝 성장'한 데 이어 경제 지표에 잇따라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OECD는 2일 발표한 'OECD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앞서 OECD는 지난 2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예측했는데, 이날 3개월 만에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해외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OECD 38개 회원국 중에는 코스타리카(3.6%)와 튀르키예(3.4%), 폴란드(2.9%)에 이어 미국과 함께 네 번째로 높다.

OECD는 한국 경제가 일시적 소강 국면에서 벗어나 점차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인하로 내수도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다. OECD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예측(2.1%)보다 0.1%포인트 높은 2.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이상인 G20 국가 가운데 호주와 함께 가장 높은 수치다.

OECD는 한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동시에 물가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지난 2월 전망치(2.7%)보다 0.1%포인트 낮은 2.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G20 평균 전망치(5.9%)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OECD는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에 대해선 2.0%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OECD는 한국이 빠른 고령화에 대응해 재정·노동·연금 등 구조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재정 준칙 도입과 외국인력 유입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 상품시장 규제를 혁신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간소화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된 OECD의 전망이 지난 1분기 GDP 실적이나 이날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 동향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분기 기준 GDP 성장률이 '0%대'를 벗어난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전년 대비 2.9% 올라 3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다.

기재부는 "수출의 견조한 흐름과 내수 회복의 뒷받침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OECD는 세계 경제에 대해선 "저점을 지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예측(2.9%)보다 0.2%포인트 높은 3.1%로 상향했다. 내년 성장률도 0.2% 상향한 3.2%로 예측했다. 인플레이션도 공급측 압력이 완화되면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물가 고금리 영향, 중국경제 회복 지연 가능성 등은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