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은 "이주민, 상사 되는 것 불편하지 않아" 55% 그쳐
'난민 수용' 찬성 비율도 청소년 55% vs 성인 34%
"다문화 교육 참여율 따라 수용성 차이 나"

한국 사회의 이주민 포용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다문화 수용성 지수'에서 성인은 악화했지만, 청소년은 호전돼 두 집단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청소년 93% "다문화 학생과 친구되는 것 불편하지 않아"
우리 사회의 다문화 인식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12년부터 3년마다 하는 이 조사는 ▲ 문화 개방성 ▲ 국민 정체성 ▲ 고정관념·차별 ▲ 일방적 동화 기대 ▲ 거부·회피 정서 ▲ 교류행동 의지 ▲ 이중적 평가 ▲ 세계시민 행동의지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성인 5천 명, 청소년 5천 명 등 총 1만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71.39점을 기록했지만, 성인은 52.27점으로 20점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직전 조사 때인 2018년과 비교하면 청소년은 0.17점 높아졌으나, 성인은 오히려 0.54점 하락했다.

성인과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 격차는 2015년 13.68점, 2018년 18.41점으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청소년 93% "다문화 학생과 친구되는 것 불편하지 않아"
두 집단의 격차가 가장 컸던 항목은 '이주민과 친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를 의미하는 '교류 행동 의지'였다.

성인은 8개 항목 중 최하점인 38.76점에 그쳤지만, 청소년은 최고점인 78.09점으로 매우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청소년은 이주민과 관계를 맺는 데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가운데 '다문화 학생이 나와 같은 반 학생이 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 '다문화 학생이 나의 친구가 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94.7%, 93.2%에 달했다.

반면 성인은 '이주민이 상사가 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 '직장 동료가 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54.8%, 76.0%에 그쳤다.

난민 수용에 동의하는 비율도 청소년은 54.6%로, 성인(33.7%)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성인과 청소년 모두 연령층이 낮을수록 다문화 수용성 점수가 높았다.

성인은 20대가 54.40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52.98점), 40대(52.77점), 50대(51.80점), 60대 이상(49.98점) 순이었다.

청소년은 중학생(73.15점)이 고등학생(69.65점)보다 다문화 수용성이 높았다.

여가부는 "성인과 청소년 간 다문화 인식차가 벌어진 원인 중 하나는 관련 교육이나 활동 참여율"이라고 분석했다.

'다문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항목에 성인은 직전 조사보다 소폭 오른 5.2%에 그쳤지만, 청소년은 20%포인트 이상 높아진 53.6%에 달했다.

성인 중에서도 다문화 교육 참여자의 다문화 수용성 점수가 56.88점으로 미참여자(52.02점)보다 더 높았다.

다문화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 점수도 57.65점으로 미참여자(52.12점)보다 높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 조성을 위해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 교육'을 강화하고, 맞춤형 콘텐츠 개발 등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며 "선주민과 다문화가족 간 교류를 늘리기 위해 전국에 소통공간 80곳을 운영하는 등 다문화 친화 활동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정책에서 다문화 차별적인 요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문화 영향 평가'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라디오 등을 활용한 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 등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