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이르면 연말 유전자가위 특허 합의 기대”
KB증권은 30일 툴젠에 대해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유전자가위 특허 합의에 도달하며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툴젠은 1~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3세대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캐스9' 기술에 대한 특허 분쟁을 CVC그룹 및 브로드연구소와 진행 중이다.

세 기관의 특허 출원이 2012년에 몰리며 크리스퍼·캐스9에 대한 특허 분쟁이 시작됐다. 당시 미국 특허제도는 ‘선발명주의’가 적용됐기 때문에 먼저 발명한 사람을 가리는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김태희 연구원은 “크리스퍼·캐스9은 노벨상을 받을 만큼 의미가 크며 향후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며 “이로 인해 창출될 수익이 클 수 있기에 대립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특허심판원은 2020년 12월에 툴젠과 브로드연구소, 툴젠과 CVC그룹의 저촉심사 2건을 개시했다. 저촉심사는 특허 범위가 상충하는지 판단하고 선발명자를 정하는 과정이다. 툴젠은 두 건의 저촉심사에 대해 모두 선순위권리자(시니어파티)로 인정받았다. 통계적으로 저촉심사에서 시니어파티가 선발명자로 인정받을 확률은 75% 이상이다.

저촉심사는 크게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각 특허간 권리 저촉 여부를 판단하는 1단계 결과는 올 상반기에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누구의 발명이 더 빨랐는지를 가리는 2단계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봤다.

2단계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세 기관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특허 전문 법률사무소인 피시앤드리차드슨에 따르면 특허 분쟁의 90% 이상이 합의로 해결된다.

김태희 연구원은 “분쟁 중인 세 기관 모두 분할출원된 크리스퍼·캐스9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상업화 시 서로의 특허가 필요하기 때문에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VC그룹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는 브로드연구소가 지속적으로 합의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도 합의가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다. CVC그룹의 특허권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인텔리아도 2차 저촉심사 패소 후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CVC그룹은 물론 툴젠과 브로드연구소 역시 패소에 대한 위험 부담이 존재하며 소송이 길어지면 부담해야 할 법무비용이 적지 않다.

합의가 이뤄지면 툴젠은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가 얻은 크리스퍼·캐스9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받게 된다. CVC그룹은 크리스퍼·캐스9 기술을 크리스퍼테라퓨틱스 인텔리아 카리보바이오사이언스에 이전했다. 계약금으로만 약 1조5000억원을 받았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