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돈 되는 ESG ETF - 클리어브리지 고배당 전략 ESG ETF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 본부.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증권거래위원회(SEC) 본부.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3월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간 예고해온 상장기업에 대한 ‘기후공시 의무화 규정’의 초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기후 리스크와 관련한 공시 의무화 추진에 착수한 이후 1년여 만에 초안이 마련된 것이다. 향후 미국 기업들은 각자 직면한 기후 리스크에 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할 전망이다. 공시 대상은 기업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인 스코프 1과 2뿐 아니라 공급망 기업의 배출량인 스코프 3까지 포함된다.

이처럼 미국도 유럽처럼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소 주춤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패러다임의 변화라는 점에서 큰 방향은 달라지지 않았다. 매 분기 확대되어온 ESG 펀드 자산의 성장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ETF 투자자 89% “올해 ESG 비중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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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와 배당을 함께 고려한 ETF

클리어브리지 고배당 전략 ESG ETF(ClearBridge Dividend Strategy ESG ETF, 티커명 YLDE US)는 ‘배당’과 ‘ESG’ 팩터를 함께 고려한 ETF다. 액티브 ETF로 기초지수 없이 운용역의 투자 판단에 따라 종목을 선정하는데 매력적인 배당금 지급 여부 및 배당 성장 가능성, ESG 등급을 투자 기준으로 삼는다. 즉 매력적인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강력한 대차대조표와 지배적 시장 지위, 혁신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배당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우선 투자 대상이 되며, 그다음으로 ESG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부여된 개별 ESG 등급을 참조해 최종 유니버스를 구성한다.

ESG 평가에서는 혁신적 사내 정책, 직원 복리후생 및 프로그램, 환경경영 시스템, 친환경성 및 수명주기 분석, 지역사회 참여도, 전략적 자선활동 및 평판 관리, 강력한 기업 지배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등이 고려된다. 포트폴리오 재검토는 기업 펀더멘털 가치가 하락하거나 회사의 ESG 성과에 중대한 부정적 변화가 있는 경우 실시한다.

현재 섹터 구성은 IT(20.1%), 금융(15.7%), 필수소비재(10.5%), 헬스케어(10.4%), 소재(9.1%), 산업재(9.0%) 순이다. 구성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윌리엄스컴퍼니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컴캐스트,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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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인플레에도 ESG 펀드는 성장 중

지난해 ESG ETF는 1200억 달러를 모집하며 글로벌 ETF 시장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중 유럽은 글로벌 ESG 시장 성장의 핵심 엔진을 담당하는데, 지난해 유럽 ETF 시장 자금의 약 절반이 ESG ETF로 유입됐다.

지난 3월 15일 미국 최대 민간 투자은행 중 하나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BBH)의 ‘글로벌 ETF 투자자 서베이’가 미국과 유럽, 중화권 지역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ESG 투자 확대를 방해하는 요소로 ‘일관된 방법론 및 프레임워크 부족’을 지적한 응답자가 지난해 13%에서 올해 19%로 늘어났다.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정립된 ESG 기준에 대한 니즈가 강한 것을 감안하면 ESG 시장의 기준을 세우고 있는 유럽의 ESG 시장은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유럽은 ESG 시장의 규제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은 투자자가 일관된 기준에 따라 ESG 펀드를 비교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한 ‘지속가능금융공시제도(SFDR)’를 도입하고 시행했다. 실제로 SFDR은 유럽 투자자들이 ESG ETF를 평가하는 가장 대표적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BBH의 유럽 지역 대상 설문을 살펴보면 유럽 투자자 가운데 90%가 올해 ESG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47%는 SFDR 분류상 8조에 해당하는 펀드를 선호했다. 8조는 지속 가능한 투자를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환경·사회적 특성을 홍보하는 금융상품(라이트 그린, light green)이다. 더 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투자를 목표로 하는 9조(다크 그린, dark green)와 비교해 좀 더 포괄적 범주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유가를 비롯한 전통 에너지 가격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일각에서는 ESG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ESG ETF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파리협약 재가입, 올 3월 채택된 유럽의 기후 법안인 ‘유럽 그린딜’ 같은 이니셔티브의 구현, 탄소중립을 정책 화두로 던진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 등에 힘입어 ESG는 정치적 스포트라이트를 확고히 유지하는 상황이다. BBH의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89%가 ESG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밝혔고, 그중에서도 56%는 테마 ETF를 통해 ESG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