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 센터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 센터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우크라이나 이슈로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미 반등은 시작됐습니다. 너무 공포에 빠져 주식을 던지거나 잘하고 있는 투자를 손절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장(사진)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흔들리는 증시에 당황한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투자자 스스로가 포트폴리오를 잘 분산했고 원칙 있게 투자했다면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경제 성장률이나 금리인상 경로, 앞으로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리오프닝, 엔데믹이 희망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최근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말했듯이 금리 경로는 안정적일 것이기 때문에 최근 이슈에 대한 경제 노출도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오리지널 대신맨이다. 2009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대치동 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해 압구정WM센터, 도곡WM센터를 거쳐 올해 1월부터 청담WM센터장을 맡고 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최전방에서만 12년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만 39세인 그는 센터장 가운데 젊은 축에 속한다. 과거에는 증권사의 지점이 많아 30대 지점장이 꽤 있었지만 최근에는 지점 수가 줄어 드물기 때문이다.



여러 고액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해 온 그는 고액자산가는 투자성향이 보수적이고 자산을 지키려고만 한다는 이미지에 대해 편견이라고 밝혔다. 고액자산가들은 풍부한 경험과 고객 스스로의 철학 등을 기반으로 한 소신있는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실제 제가 투자를 조언하고 유도해서 결정하는 것보다 고객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부분이 많다"며 "때문에 저의 역할이 고객의 요구를 찾아 도와드리는 부분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장이 크게 움직였지만 고액자산가들은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것들이 성과를 내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바이오나 전기차, 친환경,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의 빅테크들에 꾸준히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 구간에 많게는 100%, 적게는 30% 정도 수익을 올렸다"며 "그때 바구니를 비웠기 때문에 이번 조정에 새로 주식을 담는 데에도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투자나 과감한 투자나 가장 중요한 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투자 전 자기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대로 한 두달 실행해 본 뒤 그 이후에 전략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는 게 이 센터장의 지론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본인만의 투자 원칙이 세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자신의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투자한 덕분에 50이 넘어서 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며 "이처럼 워렌 버핏도 긴 시간 동안 원칙을 지키며 투자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은 원칙이지만 그 원칙대로 결심하고 투자를 했다면 어떤 변동성이나 힘든 국면에서도 지지하고 기다려야하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이 부분에서 취약하다"며 "처음에 세팅을 잘 해 놓으면 딱히 조절할 것도 없고 오히려 투자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 센터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이영환 대신증권 청담WM센터 센터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아울러 물타기와 분할매수도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타기는 잘못 투자한 부분을 지우기 위한 행동이지만 분할매수는 내가 원하는 기업을 더 좋은 기회에 사는 것이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주식을 살 때 이것 저것 무분별하게 분산투자하는 것보다 지금 주식살 돈, 향후에 주식살 돈, 현금, 예금, 대체투자 등 폭넓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눈여겨 볼만한 섹터로는 전기차와 메타버스를 추천했다. 최근 두 섹터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경우 가격 조정으로 조금 힘들 수 있지만 앞으로도 가장 전망이 밝기 때문에 현재의 변동성을 조금 더 견디라고 조언했다. 빅테크가 식상하지만 앞으로도 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 센터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너무 쉽게 공포에 빠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하락장을 되돌아보면 20번의 큰 조정 중에 진짜 큰 조정은 2~3번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조정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 두 달 이내에 해결됐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증시에 상장돼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최근 15년 동안 금융위기를 포함해 다양한 위기를 이겨낸 기업들"이라며 "갑자기 어떤 위기로 긴 시간 멀쩡했던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 너무 쉽게 공포에 빠지지 말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